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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메르스는 약과'..고전하는 종합상사

  • 2015.08.10(월) 16:54

대우인터내셔널·LG상사·SK네트웍스 일제 '실적부진'
사업조정 내홍에 면세점 사업권 탈락 등 악재도

국내 주요 종합상사들의 2분기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악화됐다. 실적에 직접적으로 나타나진 않았지만 모 그룹과의 알력, 면세점 선정 탈락 등 사업 동력이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다.

 

종합상사들은 트레이딩(무역) 일변도의 종전 상사 모델에서 벗어나 각각 자원개발, 종합물류, 소비재·유통 등 다양한 신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변신 과정에서 '성장통'이 적잖은 모습이다.

 

대우인터내셔널·LG상사·SK네트웍스 등 3대 종합상사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총 155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6% 감소했다. 직전 1분기에 비해서도 5% 감소했다. 3개사 매출은 13조674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는 8.6% 늘었지만 작년 2분기에 비해서는 5.3% 줄었다.

 

 

◇ 대우인터-유가하락보다 더 아팠던 '사업조정說'

 

전반적으로 유가 하락과 이와 맞물린 여타 원자재가격 하락이 종합상사 실적 악화의 주 배경이 됐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은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미얀마 가스전의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작년 하반기부터 하루 최대 5억입방피트까지 가스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작년 4분기 392억입방피트, 393억입방피트 등을 생산하면서 여기서만 각각 968억원, 941억원의 영업이익을 가져왔다. 그러나 지난 2분기에는 생산량이 372억입방피트에, 영업이익도 774억원을 거둬들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2분기 영업이익은 86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2%, 직전 분기보다 21.7% 감소했다. 매출도 4조7045억원을 기록하면서 작년 같은기간보다 10.6% 줄었다. 다른 자원개발 분야나 트레이딩 부문도 철강 시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을 배경으로 이익 감소에 한몫했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께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은 미얀마 가스전 사업과 관련해 모기업인 포스코그룹과 갈등을 빚었다. 이 일로 전병일 전 사장이 사퇴하는 내홍을 겪기도 했다.

 

현재 김영상 사장 선임 등 후속 인선 등이 마무리됐지만 내부에서는 향후 그룹의 추가 사업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 LG상사-범한판토스 없었더라면…

 

LG상사의 역시 저유가 직격탄을 맞아 이익이 반토막 났다. 2분기 영업이익은 303억원으로 작년 2분기 671억원과 비교해 54.8% 감소했다. 반면 매출은 3조2029억원으로 5.5% 늘었다.

 

▲ LG상사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LG상사 실적은 주력인 자원·원자재 사업부문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석탄 광산 원가가 개선됐지만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비철 시황이 부진하면서 실적이 급전직하 했다. 자원·원자재 부문은 작년 2분기 2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 2분기에는 12억원으로 이익규모가 '20분의 1'까지 줄었다.

 

정보기술(IT)부품과 석유화학 상품을 다루는 산업재 부문 역시 부진이 깊었다. 작년 2분기 41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올 2분기는 영업익이 151억원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 5월 LG상사로 편입된 범한판토스를 통해 140억원의 영업이익이 잡힌 것이 더욱 심각한 실적악화는 막았다.

 

그나마 하반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오거나이징(조직)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이익이 확대되고, 안정적인 물류사업을 펼치는 범한판토스를 인수한 효과가 가시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SK네트웍스- 입맛만 다신 '동대문 면세점'

 

SK네트웍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384억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9% 감소했다. 매출액은 5조1600억원으로 6.3%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5억원으로 75.5% 줄었다.

 

역시 저유가 타격이 컸다. 가장 매출 비중이 높은 큰 E&C(Energy & Car, 석유제품 도·소매업 및 렌터카) 부문 매출이 2조2054억원, 영업이익이 27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22.4%, 12.7% 감소했다. 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으로 패션과 워커힐의 영업이익이 각각 44.4%, 88.9% 급감했다. 패션은 할인판매가 늘어난 것이, 워커힐은 중국인 여행객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내부적으로는 당장의 실적부진보다 동대문 지역에서 나섰던 신규 면세점 사업권 확보에 실패한 것이 더 아프다는 평가다. 입지나 중국 관광객 유동인구로 볼 때 현재 워커힐에서 매장을 확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사업 확대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SK네트웍스는 오는 10월 워커힐 면세점 매장을 확장하고 패션브랜드를 추가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또 오는 11월 워커힐 면세점 특허 만료와 관련해서도 사업권 수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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