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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동양M&A]파인트리와 엎치락 뒤치락

  • 2016.03.23(수) 17:04

파인트리, 동양 최대주주 재등극
목표 지분 25% 달성 위해 1200억 필요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다시 ㈜동양의 최대주주가 됐다. 동양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유진그룹으로서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딪힌 셈이다.

 

유진 입장에선 오는 30일 예정된 동양 주주총회에서 이사 수를 늘리고, 자사 임원을 이사로 선임하겠다는 안건 통과는 물론 1대 주주 등극 여부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경쟁자인 파인트리운용이 베일에 쌓여 있어 유진 입장에선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 베일에 쌓인 경쟁자, 파인트리운용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지난 22일 동양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며 지분 10.03%를 확보해 다시 동양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유진그룹은 지난 18일 동양의 최대주주가 된 지 불과 5일 만에 파인트리에 다시 자리를 내주게 됐다.

 

유진은 지분 매입의 방안 중 하나로 파인트리운용 등 주요 주주들과 협의를 통해 이들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었다. 정진학 유진기업 사업총괄 사장은 전날 열린 간담회에서 “지분 매입을 위해 총 3가지 방법을 고민 중인데 파인트리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인트리가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유진과 지분 경쟁이 시작된 만큼 양사의 협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파인트리운용은 부동산 부실채권(NPL, non-performing loan)을 주로 다루는 전문 투자사다. 지분 매입 이유를 경영 참여라고 밝히고 있으나 재무적 투자자로서 차익을 노린 뒤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인트리운용의 행보가 유진그룹의 동양 경영권 확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 회사의 자금여력이나 경영 현황에 대해 확인하기 어려워 유진 입장에선 경쟁자의 상태를 모르는 가운데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의 최종 목표가 동양의 최대주주로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인 만큼 파인트리의 지속적인 지분 매입은 유진에게는 부담인 셈이다. 다가오는 주총에서 정관이 변경돼 경영에 참여하더라도 최대주주가 아닌 주요 주주로만 남게 된다면 애초 계획했던 목표 달성에는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유진은 기존 계획했던 것을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파인트리의 지분 매입에 상관없이 주총을 준비하고, 추가적인 지분 매입을 지속할 것이란 의미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동양 경영권 인수라는 목표에는 변한 것이 없고, 이를 위한 지분 매입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최대주주가 된 파인트리를 비롯해 주요 주주들의 지분 매입을 위한 협의 등 경영권 확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 역시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 목표 지분 25% 획득 위해 1200억 필요

 

지난해 3분기 기준 동양의 의결권 행사 가능 주식은 총 2억3737만8637주다. 이 가운데 유진그룹은 총 2389만5191주를 보유, 10.01%의 지분율을 확보한 상태다.

 

유진그룹은 동양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을 25% 전후로 분석했다.  유진은 파인트리운용이나 삼표, 동양레저 등 지분 1%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들과 협의를 통해 지분을 매입하거나 장내에서 직접 주식을 매입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선 최대주주인 파인트리와 협력이 어려워졌고 동양 전체 주식의 74% 가량을 기타·소액 주주가 들고 있어 장내 매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유진이 목표로 한 지분율 25%에 도달하기 위해선 약 3561만주 가량의 주식을 추가 매입해야 하는데, 현재 동양 주가(23일 종가 기준)로 보면 유진이 동양 지분 15%를 추가 매입하기 위해선 1218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시장에선 유진그룹이 당장의 여유자금은 확보하고 있지만 최종 목표인 경영권 확보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지난해 레미콘 업황이 개선돼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유진기업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늘었고, 현재 가용할 수 있는 현금도 약 800억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파인트리와 지분 매입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주가 전망을 정확이 예측하기 어려워 유진이 목표한 만큼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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