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휴대폰사업을 둘러싸고 걱정스러운 시선들이 제기되고 있다.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들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전망 역시 낙관하기 어렵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조명해 본다. [편집자]
과거 LG전자는 이른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통해 휴대폰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이후 이 전략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애플처럼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휴대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존재감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특히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에게도 이미 추월당한 상태다.
◇ 안먹히는 전략
LG전자 휴대폰 사업이 고전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의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옵티머스와 G 시리즈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선두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선두업체를 빠르게 따라잡아 2~3위권을 유지하는 과거 피처폰 시대의 전략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결과다. 구본무 회장이 수년전부터 '시장선도'라는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는 것 역시 이같은 상황 때문이다.
문제는 LG전자가 정체기를 겪고 있는 동안 이런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구사하는 중국업체들이 급속하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은 LG전자보다 더 빠른 '팔로워'들로 부상했다.
또 스마트폰 시장내에서 LG전자의 위치가 애매하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하반기 V10, 올 상반기 G5 등을 출시했지만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밀리며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고, 중저가폰 시장은 후발주자들이 상당부분 선점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G5와 함께 보급형 제품 등 다양한 라인업을 내놨지만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뚜렷한 경쟁우위가 없다는 평가들이 많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며 과거와 같은 고성장세를 기록하기 힘든 상황이다. 성장이 정체될수록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경쟁에서 LG만의 '무기'가 없다는 것은 약점일 수밖에 없다.
◇ 'LG'가 안보인다
실제 이런 상황은 시장 점유율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중국 현지업체인 비보(Vivo)와 같은 4.1% 점유율을 기록하며 공동 6위에 그쳤다.
1위는 삼성전자로 23.7%, 2위는 애플로 15.4%의 점유율을 보였다. 화웨이가 8.5%, 오포(Oppo)가 4.7%, 샤오미가 4.4%로 뒤를 이었다.점유율 상위 10개 업체중 삼성전자, 애플, LG전자를 제외한 모든 기업이 중국기업들이다.
LG전자 점유율은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4.8%에서 2014년 4.6%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연간 평균 점유율이 4.1%로 집계됐다. 2013년 0.9% 점유율에 불과하던 오포나 1.2%였던 비보의 성장세와 비교하면 극명하게 대비되는 실적이다.
이같은 점유율 하락은 곧 휴대폰 시장에서 'LG'라는 브랜드가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연결된다. 거대시장인 미국에서는 애플, 삼성전자 등에 밀리고, 중국 등에서는 현지업체들에게 시장을 내준 것이 지금 처해있는 현실이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전자 내부에서도 MC사업본부의 위상은 크게 하락한 상태다. 최고수준의 실적을 기록중인 가전이나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는 TV ,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자동차부품 등과 달리 계속된 적자로 인해 인력 재배치, 조직재편 등이 진행중인 MC사업본부가 상대적으로 초라해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