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지난 2분기 전년동기 대비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도 상장 전인 작년과 견주면 반타작이다.
제주항공은 16일 반기보고서를 통해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6억3621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90억7590만원보다 93% 감소한 것이다. 2분기 매출은 162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순이익의 경우 45억9636만원으로 59% 감소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보다 매출원가와 판매비 및 관리비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영업이익 급감 결과로 이어졌다. 매출원가는 142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6% 증가했다. 판관비도 187억5429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4% 급증했다.
영업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는 34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6% 감소했다. 그러나 원가와 판관비를 구성하는 다른 항목 비용 항복 대부분은 두 자릿수 비율로 크게 늘었다.
항목별로 공항관련비가 31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2% 증가했고, 급여는 259억원으로 36.1%, 항공기 등 임차료는 271억원으로 28.8% 늘었다. 또 정비비가 207억원으로 55.9%나 증가했고 판매수수료는 14억원으로 106.4%나 급증했다.
▲ 매출원가 및 판매비·관리비 항목별 금액(자료: 제주항공, 단위: 천원) |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6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3353억원으로 16.9% 늘었고, 순이익은 166억원으로 48.6% 감소했다.
제주항공 측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약 47% 감소한 것은 항공기 도입과 반납이 이 기간 집중된 데 따라 관련 비용이 한꺼번에 계상된 때문"이라며 "하반기에는 항공기 반납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실적 발표와 함께 호텔사업 투자와 리스 일변도의 기단 운영 탈피를 위한 항공기 직접구매 방침 등 향후 경영 전략을 밝혔다. 이는 실적 악화에 따른 시장 투자자 이탈 방지용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제주항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600억원을 투자해 호텔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호텔은 그룹 계열사 마포애경타운이 서울 홍대입구역 복합역사에 짓는 지상 17층, 연면적 5만4000㎡ 규모의 최신식 복합쇼핑몰과 함께 계획됐다.
제주항공은 호텔과 항공을 연계한 에어텔(항공권+숙박) 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방식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서비스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 항공기를 임대해서 쓰는 현재의 운용리스 방식과 함께 직접 구매하는 방식을 병행하기 위해 보잉 737-800 기종 3대를 구매, 2018년에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접 보유를 통해 정비비와 리스료를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