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차에서 듣던 음악을 집에서 들을 수 있도록 해줘. 그리고 집 안 공기가 쾌적하게 팬을 틀어줘.”
자동차에서 집 안을 조정할 수 있는 ‘카 투 라이프(Car to Life)’가 눈앞에 다가왔다.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자동차가 결합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서다.
현대차는 지난달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모터쇼’에서 커넥티드 카 서비스 플랫폼을 소개했다. 외부에서 차를 제어하는 ‘홈투카(Home to Car)’ 서비스와 반대로 차에서 집 안 기기를 통제할 수 있는 ‘카투홈(Car to Home)' 서비스 등이 주요 내용이다. 현대차는 머지않아 관련 기술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 커넥티드 카 개발의 청사진
현대차는 개발 콘셉트를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Hyper Connected and Intelligent Car)'로 이름지었다. 정보통신 기술과 차량의 융합을 넘어 자동차 자체가 ’달리는 고성능 컴퓨터‘를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자동차와 자동차 뿐 아니라 집과 사무실, 도시까지 하나로 연결시키는 개념으로 완벽한 자율주행차 실현과 차를 통해 생활 및 업무 전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최종 목표다.
▲ 현대자동차는 '2017 서울모터쇼'에서 커넥티드 카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을 통해선 자동차에서 집 안 가전 제품을, 집 안에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 |
현대차는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중장기 4대 중점분야와 스마트 홈 연계 서비스 등 중·단기 서비스 분야를 설정했다.
4대 중점분야는 ▲차량을 원격으로 접속해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기능인 지능형 원격 지원 서비스 ▲ 차량과 주변의 다른 차, 도로 등 인프라를 포함한 사물과의 정보교환을 통한 완벽한 자율주행 ▲ 차량 위치와 교통상황, 다른 차의 목적지 등을 분석해 최적화된 이동구간을 찾는 스마트 트래픽 ▲자동차가 모든 사물과 지능화된 정보들의 연결 주체가 되는 모빌리티 허브 등으로 구성된다.
이에 앞서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큰 스마트 홈 연계 서비스는 자동차 내부에서 집에 있는 가전 기기들을 원격 제어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 커넥티드 기술을 결합하면 활용 범위가 상상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글로벌 기업과 함께…오픈 이노베이션
이를 위해 현대차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및 솔루션 기업 시스코(Cisco)와 손잡았다. 양사는 핵심 기술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함께 개발한다. 각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 협업한다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이다.
현 단계 자동차는 제어가 필요한 정보 양이 적어 소용량의 지속 네트워크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반면 미래 커넥티드 카는 제어장치 뿐 아니라 송수신 정보 양이 급증하고, 실시간 전달도 필수적이라 차량 내 초고속 연결망 구축이 필요하다.
현대차가 획기적 속도의 대용량 정보 송수신은 물론 차량 내 여러 장치와 개별 통신 및 제어가 가능한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려는 이유다.
이에 더해 양사는 공동으로 커넥티드 카 모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기초 연구도 함께 진행한다. 여기에는 관련 벤처기업도 참여토록 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도 힘쓸 방침이다.
협업과 동시에 현대차 독자적으로 커넥티드 카 전용 운영체제 개발에도 주력한다. ‘ccOS(커넥티드 카 운영 시스템)'이란 이름의 운영 체제는 자동차 커넥티비티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방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가공 및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이를 위해 작년 6월 경기 남양연구소에 개발을 전담하는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개발팀’을 신설했다. 2020년경에는 ccOS가 탑재된 초연결 지능형 콘셉트의 신차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는 미래 삶에서 가장 광활한 미 개척지”라며 “커넥티드 카 기술을 주도해 자동차가 생활 그 자체가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