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최근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에어플러그를 인수했다. 커넥티드카는 단순히 말하자면 자동차에 무선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차를 '바퀴 달린 모바일 통신기기'로 만드는 것이다.
현대차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가입 회원을 내년까지 100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 4월 기준 250만명을 확보한 상태다. 에어플러그를 통째로 인수한 이후 앞으로 서비스 확대에 속도가 더 붙을 지 관심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7월 에어플러그 지분 82.48%를 245억원에 인수했다. 2019년 투자까지 포함하면 총 지분은 99.32%으로 늘렸다.
에어플러그는 2010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설립 초기엔 이동통신망을 결합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KT에 제공했다. 2015년 현대차와 기술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에어플러그의 핵심기술은 자동차에 커넥티비티(연결성)를 높여주는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ervice-oriented architecture, SOA)다.
현대차는 2019년 에어플러그(지분 16.84%)에 36억원을 투자하며 주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기술 협력이 지분 투자에 이어 인수합병(M&A)까지 연결된 것이다. 과거 중소기업 기술을 빼먹는다고 비판받던 대기업의 '기술 편취'와는 정반대의 사례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2003년 '모젠'을 출시하며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GCS), 현대차 블루링크, 기아 유보(UVO) 등으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세분화해 운영 중이다. 주행 동안 생기는 데이터를 교통정보, 날씨, 뉴스 등 정보와 연계해 운전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커넥티드카의 성공 여부는 반도체 성능에 달렸다. 현대차는 엔비디아의 정보처리 반도체(Nvidia Drive)를 작년에 출시한 제네시스(GV80, G80)의 커넥티드카 운영체제(ccOS)에 적용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이 운영체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카 서비스 누적 국내 가입자는 2019년 130만명, 2020년 220만명, 2021년 4월 250만명 등으로 늘고 있다. 내년 말까지 가입 고객을 100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앞으로 커넥티드카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 성장 동력에 60조1000억원 투자하는 현대차의 '2025 전략'을 보면 커넥티비티 투자 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그 일환으로 이번에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