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를 누가 운영하고 얼마나 돈을 버는지는 휴게소 관련 사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다. 그럼에도 그동안 휴게소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고 운영자들도 베일속에 가려진 경우가 많았다. 휴게소 평가에서 누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휴게소 이용자에게 소중한 정보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선별적으로 상위평가 결과만 발표해왔다. 비즈니스워치는 정보불균형 해소와 알권리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관련 정보를 분석해 전면 공개한다. 우리가 몰랐지만 알아두면 좋은 휴게소이야기. [편집자]
39대1.
지난달 27일 마감한 당진영덕고속도로 속리산휴게소(청주방향) 운영권 입찰 경쟁률이다.
연 매출액 65억원(2016년 기준) 규모의 중위권 휴게소인 이곳은 최근까지 SPC삼립이 운영하던 곳. 그러나 휴게소 운영평가에서 2년 연속 최하위등급(5등급)을 받고 규정에 따라 SPC삼립은 운영권이 중도 해지됐고, 새로운 운영자를 뽑게 됐다.
입찰에는 롯데 한화 신세계 CJ 동원 풀무원 등 내로라하는 기업이 참여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속리산휴게소의 새 운영자로 낙찰된 곳은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키다리식품이다.
속리산휴게소에 앞서 올 2월 신규노선 양양고속도로의 홍천휴게소(양방향) 운영권 입찰도 있었는데 경쟁률이 무려 57대1이었다. 당시 입찰도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키다리식품이 최종 낙찰자가 됐다.
특히 홍천휴게소는 서울·양양 방면 휴게소 2곳과 주유소 2곳 등 총 4개 사업장이 패키지로 나와서 연간 추정매출액만 280억원에 달하는 제법 큰 규모의 입찰이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입찰방식은 높은 가격만 보고 뽑는 `최고가낙찰` 방식이 아닌 `임대요율 평균가` 방식이어서 기업 규모가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최저요건(연 매출 50억원)만 갖추면, 그 다음부터는 임대요율을 전체 입찰자의 평균에 가깝게 잘 뽑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올해 시행된 5번(유찰 제외)의 고속도로 휴게소 입찰에서 2번을 키다리식품이 가져가면서 순식간에 업계내 지위가 높아진 것은 틀림없다. 휴게소 운영업계의 `급부상한 별`로 불릴 만하다.
회사의 역사는 짧지 않다.
키다리식품은 고속도로휴게소에 식음료를 납품하던 이명수(65)대표가 1992년 설립한 회사. 라면·우동 등 각종 면 종류를 만드는 사업도 하지만 휴게소 운영사업 비중이 크다.
현재 호남고속도로 곡성휴게소(순천)를 운영 중이며, 민자고속도로인 논산천안고속도로 정안알밤휴게소 양방향(주유소 포함)도 운영한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최근 5년(2012~2016년)간 연 평균 매출 900억원, 순이익 45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회사를 잘 키워놓은 이명수 대표는 급여와 별개로 연간 20억원에 근접하는 배당금을 받고 있다. 회사는 2104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20억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했는데 회사 지분 99.83%를 이 대표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당성향은 49%(최근 3년)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키다리식품이 올해 주요 휴게소3곳과 주유소2곳의 운영권을 추가로 획득하면서 회사의 외형도 적지 않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에 운영하던 휴게소의 평가 성적표는 썩 좋지 않다. 곡성휴게소(순천)는 한국도로공사 평가에서 최근 3년(2014~2016) 연속 5등급 중 두번째로 낮은 4등급을 받았다.
한편 올해 실시한 휴게소입찰 가운데 내린천휴게소(주유소 포함)는 대명레저산업, 김해휴게소는 두성유통, 성주휴게소는 바이오시스가 각각 운영자로 낙찰됐다. 이 휴게소는 각 노선에 모두 새로 문을 여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