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 후 존속법인에서 제동·조향·에어백·램프 등 '핵심부품사업'을 비롯해 자율주행·커넥티비티(연결성)·친환경 등 미래차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존속 현대모비스의 매출 규모는 올해 25조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매년 8%씩 키워, 2022년에는 36조원, 2025년에는 44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는 청사진도 내놨다.
특히 2025년 매출 목표 44조원 중 25%인 11조원은 자율주행·커넥티비티 카와 같은 미래차 사업 부문에서, 16%인 7조원은 제동·조향·전장 등 차세대 핵심부품 부문에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26조원 매출은 해외법인 등 투자사업 부문이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직서열(JIS, Just-in-Sequence) 방식으로 완성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모듈사업'과 보수용 부품공급을 책임지는 '애프터서비스(A/S)사업'은 떼어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을 실시할 예정이다.
▲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사진: 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3년 수소전기차 '투산ix'에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 전용부품을 공급했다. 지난해에는 충북 충주공장에 약 700억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 전용 공장을 추가로 신축하고, 파워트레인 연료전지 통합모듈(PFC, Powertrain Fuelcell Complete)을 연간 3000대 생산할 수 있는 첨단설비를 구축했다.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은 11만㎡에 이르는 대규모 친환경차 전용 생산단지다. 구동모터·수소연료공급장치·전력전자부품·PFC 등을 생산하는 친환경차부품 생산공장이다.
현대모비스 핵심부품 개발역량은 자율주행·친환경차와 결합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넥쏘'에 적용된 최첨단 제동기술 '전동식 통합회생제동시스템(iMEB, Integrated Mobis Electronic Brake)'이 대표적이다.
▲ '전동식 통합회생제동시스템(iMEB, Integrated Mobis Electronic Brake) 테스트 (사진: 현대모비스) |
iMEB는 차량이 감속할 때 구동모터를 발전시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이다. 내연기관차 대비 70%의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는 핵심 제동부품으로 기술 난이도가 높은 품목이다. 현대모비스는 전세계 부품사 중 두 번째로 이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iMEB 개발과정에서 총 109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넥쏘에는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원격 전자동 전자동 주차시스템(RSPA, Remote Smart Parking Assistance)'이 적용됐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면 빈 공간을 인식하고 스스로 주차·출차하는 기능이다.
차량 전후측방의 총 12개의 센서가 주차공간을 탐색하고, 변속·핸들링·가감속을 자동화한 첨단 주차기술이다. 경쟁사보다 주차공간 인식률이 30% 높다는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까지 '자동 발렛주차' 기술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운전자가 건물입구에서 하차하면 자동차와 인프라(주차시설)간 통신기술을 이용해 빈 공간을 찾아 스스로 주차하는 기술이다.
▲ 'DDREM(Departed Driver Rescue and Exit Maneuver)' 개요.(자료: 현대모비스) |
또 현대모비스는 졸음운전이나 심정지 등 운전자가 급하게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을 때 안전한 곳을 찾아 자동으로 정차하는 기술인 'DDREM(Departed Driver Rescue and Exit Maneuver)'을 올 초 세계가전박람회(CES)에서 공개했다. 의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최초의 자율주행기술이란 평가도 받았다.
DDREM은 실내카메라가 운전자의 눈깜빡임이나 전방주시 여부를 파악하고, 전방카메라가 차선유지 여부를 인식해 운전자의 주행 가능여부를 판단한다. 주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갓길·졸음쉼터 같은 안전한 곳을 찾아 정차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북미에서 한 해 졸음운전 사망사고는 연간 64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DDREM이 출시되면 졸음운전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관련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심박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센서를 탑재하고 심정지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가까운 병원으로 이동하는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안전 관련 핵심부품으로는 에어백도 있다.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은 전복사고 시 탑승자가 선루프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해 상해를 경감시킬 수 있다.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프리미엄SUV 시장을 공략한 기술로, 0.08초만에 선루프에 에어백이 펼쳐지도록 했다.
▲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사진: 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는 지난 2002년 에어백을 처음으로 양산한 이후 4세대 진화된(어드밴스드) 에어백·승객간 에어백을 선보인 바 있다.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을 개발하며 총 11개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15년만에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에어백 기술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전자식 현가(서스펜션)부품인 '전동식 차체쏠림 제어시스템'도 독자개발했다. 섀시 부문 개발에 뛰어든지 15년만에 확보한 업계 선두권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모터를 이용해 급커브 시 한쪽으로 쏠림을 방지하는 기술로 유럽과 일본 소수의 부품업체만 개발에 성공한 분야다.
이 시스템은 그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프리미엄 일부 차종에만 적용됐으나, 이번 개발로 대중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현대모비스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모비스는 이달부터 자율주행 레벨3·4 개발차량인 '엠빌리(M.Billy)'로 글로벌 평가를 실시한다. 미국 미시건을 시작으로 한국과 독일의 주행시험장과 실도로를 누비게 된다.
▲ 시범운행중인 엠빌리(사진: 현대모비스) |
엠빌리에는 현대모비스가 독자개발한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 총 25개의 센서가 탑재된다. 현대모비스는 올해까지 엠빌리를 10대 이상으로 늘리고, 오는 2022년 레벨3 자율주행시스템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친환경 등 미래차 부문과 핵심부품 개발에 집중하며 글로벌 완성차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수주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차 핵심기술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연구개발 부문에 대규모 투자도 실시한다. 오는 2021년까지 핵심부품 매출 대비 투자비용을 10%로 끌어올리는 한편, 이중 50%는 자율주행 센서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현재 600여명 수준인 자율주행 관련 연구인력도 2021년까지 매해 15% 이상 증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