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현대자동차의 대표 세단 '그랜저'였다. '사장님차'에서 '아빠차'를 거쳐 '오빠차'로 거듭난 그랜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내서 연 1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예약했다. 그랜저를 필두로 판매 상위 10위 모델 모두 현대·기아차가 독점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그랜저(IG)는 올 상반기 국내에서 총 5만8468대가 팔렸다. 신차효과가 톡톡했던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9.5% 줄어든 것이지만 매월 1만대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하며 판매고 1위에 자리를 지켰다.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차는 현대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다. 지난 2월 완전변경(풀체인지) 신형 산타페를 출시한 이후 판매가 급신장해 작년보다 상반기보다 88.9% 많은 5만1753대를 팔았다. 하반기까지 가면 1위 자리도 넘볼 수 있는 속도다.
이에 이어서는 현대차 1톤 트럭 '포터'가 4만9512대를 팔아 3위에 올랐다. 작년 상반기보다 8.7% 줄어든 물량이다. 1톤트럭 판매량은 실직자나 영세 자영업자 수와 연관해 경기가 좋을수록 줄어들고, 경기가 나쁠수록 늘어난다는 속설이 있다. 상반기 판매고 8위(2만9612대)에 오른 기아차 봉고도 전년동기 대비 판매량은 6.2% 줄었다.
▲ '그랜저IG' 전면부(사진: 현대차) |
4위와 5위는 기아차 다목적차량(MPV) '카니발'과 SUV '쏘렌토'가 각각 차지했다. 각각 작년보다 3.9%, 6.7% 판매고를 늘렸다. 6위와 7위는 현대차 '아반떼'와 '쏘나타' 였는데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8%, 22% 판매량이 감소한 게 눈에 띈다.
8위 봉고에 이어 9~10위도 기아차 '모닝', 'K3'가 차지했다. 모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2% 판매가 줄어든 반면 K3는 75.5% 늘었다. 모닝의 경우 경차 경쟁차인 한국GM 스파크가 지난 5월 부분변경 모델 '더 뉴 스파크'를 내놓은 데 영향을 받았다. K3는 지난2월 완전변경 모델을 내면서 국내와 해외 모두 판매가 부쩍 증가했다.
쌍용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은 상반기 판매 상위 10위 내에 자사 모델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각 사별로 가장 많이 팔린차를 꼽아보면, 쌍용차는 소형 SUV '티볼리'(2만690대), 한국GM은 스파크(1만6887대), 르노삼성은 중형 SUV 'QM6'(1만2804대)였다. 티볼리와 스파크는 각각 전년동기보다 27.7%, 29.5% 판매량이 급감했고, QM6는 8.0% 덜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