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LED 전등 많이 설치하죠? 얼마전 이사 간 저희집도 전등을 모두 LED로 바꿨습니다. 차량 실내등은 마트에서 구입한 LED로 셀프 교체했구요. 형광등보다 밝고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는데다 수명 또한 길어 LED가 조명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실제 효과는 어떨까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도 용인 서천에서 LED 조명을 사용하는 몇몇 가구를 실증조사를 해보니 형광등에서 LED로 바꾼 것만으로 조명에너지 사용량이 58.3% 줄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10단계 밝기제어 기능까지 추가했더니 전기료가 월 최대 1만2390원(84㎡ 기준) 절감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하구요. 만약 1000만 가구가 LED 조명을 사용하면 원전 몇기쯤은 대체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LH의 설명입니다.
이미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LED조명 보급률을 6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교통신호등 대부분은 LED로 바꿨고 공공기관은 앞으로 2년내 실내 조명을 LED로 100% 바꿀 예정입니다. 도로의 가로등과 보안등도 LED로 바뀝니다. 지난해 말 현재 서울시의 도로 조명등은 50만개인데 이 가운데 25%가 LED 조명입니다. 2020년까지는 서울에서만 10만개 이상의 도로 조명등이 LED로 바뀔 예정입니다.
사실 LED가 지금처럼 환하게 빛을 낸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혹시 빛의 3원색 아십니까? 바로 적색·녹색·청색이죠. 적녹청이 있어야 다양한 빛을 낼 수 있고 이를 합치면 비로소 흰색빛이 나옵니다. 문제는 적색과 녹색 LED는 1960년대에 나왔지만 청색 LED는 1990년대 들어서야 개발됐다는 점입니다. 적색·녹색과 달리 청색은 에너지가 강해(=파장이 짧아) 만들기가 어려웠다는군요.
그래서 청색 LED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카사키 이사무 교수를 비롯한 일본 과학자 3명이 2014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일본을 LED의 본고장으로 부르는 것도 이런 내력 때문입니다. 여담으로 일본은 2011년 대지진 이후 전력수급에 대한 걱정이 커지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LED 보급에 앞장서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LED 조명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LED 본고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닌 것 같습니다.
▲ LG이노텍이 지난해 개발한 100㎽ 고출력 자외선 LED.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LED가 물이나 공기에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살균한다. |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가 일본의 명성을 뛰어넘는 시대가 바짝 다가왔습니다. 조명용으로 생각하기 쉬운 LED의 활용분야는 상당히 넓습니다. 대표적인 게 살균용인데요. 청색 LED를 향상시킨 자외선 LED를 통해 세균·바이러스·곰팡이를 잡는데 사용합니다.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사용설명서에 'UV-LED'라고 써있다면 자외선 살균 기능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UV란 'Ultra Violet rays'의 약자로, 우리말로 자외선을 뜻합니다.
이 분야에서 LG이노텍은 자외선의 세기를 100밀리와트(㎽)로 높인 고출력 자외선 LED를 세계 최초로 내놓는 등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LG이노텍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용량 상하수까지 처리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박종석 LG이노텍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미 기술 리더십은 확보했다. 앞으로는 UV LED 시장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아이디어가 있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남보다 앞서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쪽으로 가겠다."
그의 자신감이 제대로 결실을 내기를 바랍니다. 이밖에 LED는 피부미용이나 의료용 기기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하나 빼먹을 수 없는 게 있죠. 바로 TV입니다.
▲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77인치 월페이퍼 OLED 제품. |
예전엔 LCD 패널 뒤에서 빛을 쏴주는 역할(광원·光原)에 그쳤던 LED가 이제는 고화질 화면을 구현하는데 필수가 됐습니다. 이는 LED의 사촌쯤 되는 'OLED' 덕분인데요. LED나 OLED나 둘다 전류를 빛으로 변환시키는 건 비슷한데 빛을 내는 주체로 무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사용한 게 OLED TV입니다. LED 앞에 붙는 영어 'O'는 유기물을 뜻하는 'Organic'에서 따왔습니다.
OLED는 LCD와 달리 별도의 광원이 필요 없어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휘거나 구부리는 것도 가능하죠. 명암비, 시야각, 응답속도에서 LCD를 앞섭니다. 이를 크게 만들면 TV용이 되고, 작게 만들면 스마트폰용이 되는데요. 현재 TV용에선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전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