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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불황 속…대우조선해양만 "난 달라"

  • 2018.11.19(월) 17:48

대우조선 설비 100% 가동하며 '선방'
현대重 '뜻밖 흑자'…삼성重 '늘어나는 적자'

"적자 내는 회사가 흑자 내는 회사에 저가수주 한다고 지적하는 게 말이 됩니까?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의 약어)'이죠."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15일 가진 간담회에서 저가수주로 매출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우리는 조선소 시설을 100% 가동하고 있다"며 "그렇지 못한 경쟁사들과 비교하는 건 무리"라고 했다.

 

정 사장은 "경쟁사 언급을 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면서도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차별성을 자신 있게 설명했다. 그는 "삼성중공업은 우리와 생산시설 규모가 비등한데, 올해 5조원 정도 매출을 예상한다고 한다. 또 현대중공업도 울산만 따지면 우리의 1.5배나 되는 시설인데 매출은 올해 8조원 정도로 우리의 80~90%정도에 그친다"며 "그만큼 정상 조업을 못 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 말마따나 올해 3분기 국내 조선 '빅3' 중 대우조선해양만은 남다른 실적을 선보였다. 진작부터 일감 부족으로 올해 조선업계 전반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적은 제각각으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업체별 실적 편차는 예상보다 크게 벌어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 3개사는 지난 3분기 모두 합쳐 787억원의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86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토막(72.5% 감소) 난 것이다.
 
매출은 6조7530억원으로 1년 전 7조5976억원보다 11.1% 감소했다. 3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1.2%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포인트 낮아졌다. 전반적으로 정상 상태를 회복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계로 보면 작년보다 못한 업황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3사 합산 영업이익은 158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9.5% 급감했고, 매출은 20조892억원으로 24.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0.8%로 작년보다 4.9% 하락했다.

 

이런 와중에 대우조선해양은 예상보다 괜찮은 성적표를 내보이고 있다. 이 조선소는 3분기 매출 2조1973억원, 영업이익 17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2%, 영업이익은 9.6% 감소했지만 이익률은 8.1%로 전년동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3분기까지 누적으로는 매출 6조7792억원, 영업이익 7050억원을 기록했다. 대우조선은 누적 이익 중 3000억원 가량은 드릴십 매각, 각종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이라고 설명한다. 과거 부실을 과감하게 털었기 때문에 돌아온 일종의 '덤'이다. 실제 생산에서 온 영업이익은 4000억원으로, 이를 감안한 영업이익률은 5.9% 가량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생산성 향상과 지속적인 영업이익 시현으로 회사의 체력이 점점 좋아져 경영정상화의 문턱에 들어섰다고 판단한다"고 자평하고 있다. 다만 내년에는 원가 상승 요인이 커지고 선물처럼 받아든 일회성 이익은 줄어든다. 올해만 못한 실적이 예상되는 이유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매출 3조2419억원, 영업이익은 2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0.9%에 그치는 미미한 규모지만 네 분기 만에 흑자 맛을 봤다는 데 의의가 있다. 사업 수익성이 나아졌다고는 볼 수 없는 '일회성' 실적이지만 앞으로도 한 동안 적자 지속이 불가피하다는 걸 각오한 입장에서는 그저 반갑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 감소했다. 조선부문에서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해양부문에서 2억6600만달러 규모의 체인지 오더(Change Order, 공사비 추가정산)가 승인되면서 급격한 감소를 피했다. 이익 역시 해양부문 체인지 오더와 플랜트부문 하자보수충당금 환입 덕에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 보일 실적은 일회성 요인을 빼고 생각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4분기는 매출 3조원안팎을 올리면서 다시 20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내는 상황이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3분기 매출 1조3139억원, 영업손실 1273억원을 냈다. 매출은 작년 3분기보다 25% 줄었고, 영업손익은 236억원 흑자에서 대형 적자로 전환했다. 우려했던 것보다도 더 나빠진 성적표를 올해 세 분기째 내놓고 있다.

 

올들어 3분기까지 누계로 매출은 3조9012억원, 영업손실은 2756억원이다. 연초에 영업손실을 2400억원 선에 막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세 분기만에 이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연간 영업손실 예상액을 4200억원으로 늘려잡았다. 일감을 채워가면서 수익성을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적자를 줄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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