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올 한 해 내내 이어진 유동성 고갈 우려를 일단 벗어냈다. 앞으로 나올 매출을 자산 삼아 올 4분기에만 4000억원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통해서도 자본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다만 자금 조달 과정에서 매출채권 유동화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금융시장에 걱정을 남기는 부분이다.
아시아나항공은 4분기 들어 4570억원의 유동성을 조달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올해 필요한 차입금 상환 관련 재원을 모두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아시아나는 지난 10~11월 두 차례에 걸쳐 자산유동화 증권(ABS) 발행을 통해 4170억원을 조달했고, 11월 자회사 아시아나IDT IPO에서 구주 매출을 올려 231억원을 확보했다.
ABS를 통한 유동성 확보는 우선 지난 10월 '색동이제이십이차유동화전문회사'를 통해 1600억원, 지난달 '색동이제이십삼차유동화전문회사'를 통해 2570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이십이차'는 승객이 하나카드와 롯데카드, '이십삼차'는 비씨카드로 각각 항공권을 살 때 발생하는 장래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자산으로 삼은 것이다.
이번 발행한 ABS 상환 기간은 최장 4년이다. 이십이차의 경우 내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이십삼차는 내년 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매 3개월 260여억원씩 상환 부담이 발생한다. 아시아나IDT 구주매출도 애초 756억원을 기대했지만 수입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내년 차입금 만기도래 금액이 많지 않고, 기한 연장과 신규 조달을 통해 충분히 상환 가능한 수준으로 줄었다"며 "그동안 제기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모두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아시아나항공이 만기를 맞은 차입금은 2조1000억원이었다. 아시아나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매각 ▲CJ대한통운 주식 매각 ▲전환사채(CB) 및 ABS 발행 등을 통해 지난달 말까지 1조8000억원을 상환했다. 나머지 3000억원은 4분기 조달 자금으로 모두 상환 가능하다는 게 아시아나 측 설명이다.
아시아나는 이로써 지난달 말 현재 차입금이 3조3510억원 남았다고 밝혔다. 작년말 4조570억원 대비 7060억원 감소한 것이다. 아시아나는 연내 상장 추진 중인 자회사 에어부산의 IPO가 기업가치 제고와 부채비율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4분기 들어 나타나는 유가 하락도 실적이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지난 3분기 고유가 영향으로 유류비 지출이 전년동기 대비 41% 증가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5% 감소했다"며 "그러나 10월부터 국제유가가 30% 이상 하락해 4분기에는 영업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동시에 여객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