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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뺀다는데…' 접점 못찾는 르노삼성

  • 2019.03.06(수) 16:52

6개월째 부분 파업...역대 최장 파업
8일 임단협 앞두고 노사간 전운 고조

르노삼성이 노동조합의 역대 최장 파업 여파에 시름하고 있다. 신차 부재와 판매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조 파업마저 반년을 넘기면서 매출 손실 규모만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쌍용차와 한국GM과의 치열했던 3위 경쟁에서도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가는 중이다.

그럼에도 노조의 투쟁 강도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프랑스 르노 본사의 압박과 회유에도, 지역사회와 협력사의 호소에도 아직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앞두곤 전운마저 감돈다.

닛산로그 생산모습/사진=르노삼성 제공

◇반년넘게 대립...실적·점유율 뒷걸음질

6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모두 42차례, 160시간에 걸쳐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는 2011년 르노삼성 노조가 설립된 이래로 가장 긴 파업 일수다.

노조 파업은 지난해 노사간 임단협을 매듭짓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노사 양측은 작년 6월 상견례를 시작한 이후 9개월째 날 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쟁점은 기본급 인상이다. 노조는 기본금 10만667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앞선 임단협을 통해 국내 완성차 업계 최대 수준인 6만2400원까지 끌어올린 만큼 추가 인상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또 임금 인상으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면 르노 본사로부터 신차 물량 배정 협상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기본급을 유지하는 대신, 생산격려금 350%, 초과이익분배금 선지급 300만원 등 일시 지급 총보상액을 최대 1400만원까지 지급하는 안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사간 대치가 반년 넘게 이어지면서 르노삼성의 성장도 6개월째 멈춰있다. 이 과정에서 생산 차질 규모만 8700여대로, 매출 손실액은 1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때 90%에 달했던 부산공장 가동률도 현재는 70%대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르노삼성의 지난해 총 판매 규모는 22만7577대로, 전년 27만6808대대비 18% 가까이 감소했다.

올해도 판매 부진은 이어져 지난 2월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 규모는 총 4923대로, 전년 대비 8.0% 빠졌다.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이 5000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6년 2월 이후 3년 만이다. 수출 감소폭은 더 크다. 2월 수출 규모는 6798대로 전년 대비 36.1%로 급감했다.

쌍용차와 한국GM과의 3위 경쟁 구도에서도 르노삼성은 점차 밀려나는 추세다. 그동안은 한국GM이 3위를 차지하고 르노삼성이 추격하는 구도였다면, 최근에는 쌍용차가 3위로 올라서고 한국GM이 이를 쫓는 양상이다.

◇본사·협력사·지역사회 "파업 멈춰달라" 호소

상황이 이러다 보니 노조의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르노 본사는 지난 2월 르노삼성에 최후 통첩을 보냈다.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제조·공급망관리부문 총괄부회장이 약 3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노조의 파업이 더 길어지면 부산 공장에 신차 물량을 줄 수 없다"고 경고한 것이다.

21일에는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직접 부산 공장을 찾아 "생산비용이 더 올라간다면 미래 차종 및 생산 물량 배정 등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오는 8일 임단협이 데드라인"이라고 못 밖았다.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이 지난 21일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을 찾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의 조속한 마무리를 촉구했다/ 사진=르노삼성 제공

협력사와 지역 사회의 호소도 이어졌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지난 4일 르노삼성차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을 재차 촉구하는 부산 상공계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르노삼성은 부산시민에게 단순히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기업중 하나가 아닌 부산 경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회사"라며 "자동차 산업의 불황으로 악전고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160시간 동안 이어져온 르노삼성차의 부분파업이 더 이상 장기화 되는 것은 막아야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르노삼성 노조는 노동단체들과 공동투쟁을 결의하는 등 강도를 높이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 관계자는 "8일까지 사측과 집중 교섭을 벌일 예정"이라며 "집중 교섭과정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경우 금속노조, 민주노총 등과 연계한 파업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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