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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2018]BMW코리아, 리콜보다 더 아픈 판매 급감

  • 2019.04.22(월) 09:13

영업손실 4774억원…7년치 영업익 반납
4000억 리콜비용 본사지원으로 메워

독일 BMW그룹의 한국법인 BMW코리아가 7년 벌이를 단숨에 날렸다. 작년 불거진 화재 스캔들 때문이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들인 비용만 3000억원 넘는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매장을 찾는 발길이 떨어진 것이다. 판매 급감이 작년 적자폭을 키우기도 했지만 쪼그라든 사업 외형이 회복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적자 늪에 빠질 수 있다.

19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비엠더블유(BMW)코리아는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3조285억원, 영업손실 4774억원, 순이익 62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부터 크게 줄었다. 재작년 3조6337억원에서 16.7% 급감한 실적이다. 작년 BMW의 국내 판매량(등록 기준)은 5만524대로 전년대비 15.3% 줄었다. 주력차종이었던 5시리즈와 3시리즈 디젤이 직격탄을 맞았다. 그럼에도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은 수입차 브랜드 2위 자리는 지켰다. 계열 브랜드인 미니(MINI)는 판매가 3.9% 줄었다.

판매대수보다 매출이 더 줄어든 건 가격이 높은 고급 차종 판매가 줄고, 판매절벽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할인폭을 키운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국내 수입차 전체 판매가 대수 기준으로 전년대비 11.8% 증가한 26만705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BMW의 역주행은 더 두드러진다.

판매 부진 탓에 재고도 크게 늘었다. 작년말 재고액은 2860억원으로 연초 재고액보다 67% 급증했다. 매출이익은 1220억원으로 전년보다 1631억원, 57.3% 감소했다.

매출이익이 반토막난 데 더해 화재 스캔들로 수천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적자가 불거졌다. 작년 영업손실 규모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낸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것(4173억원)보다 많다. 재작년 영업이익은 105억원이었다.

전체적으로 판매관리비용이 배 넘게 증가했다. 작년 판관비는 5994억원으로 재작년보다 118.3% 많았다. 소환수리(리콜) 사태 탓에 품질보증 충당부채 전입액이 전년 996억원보다 206.2% 급증한 3051억원 잡혔다. 고객서비스비는 1404억원으로 전년 138억원보다 992.5% 폭증했다. 두 항목에서만 전년보다 3321억원 많은 금액이 영업손익에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순손익은 재작년 81억원 순손실에서 625억원 순이익으로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영업외수익이 6797억원으로 전년보다 187.9% 늘어난 반면 영업외비용은 1136억원으로 50.4% 감소한 덕분이다.

여기에는 이전(移轉)가격 조정이익이 전년 948억원보다 421.6% 많은 4946억원 잡힌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이전가격이란 BMW코리아가 본사와 거래할 때 적용하는 가격을 말한다. 이에 따른 조정이익이 커졌다는 것은 리콜비용 대부분을 본사에서 부담키로 했다는 의미다.

작년 여름 발생한 BMW 차량 연쇄 화재 스캔들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BMW가 총 17만대에 달하는 차량에 리콜을 진행하고 있지만 독일 BMW 본사와 BMW코리아가 결함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여전히 진행중이다. 경찰은 지난 16일에도 BMW코리아를 압수수색했고, 이달 초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김효준 회장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달 서울모터쇼를 찾은 BMW그룹 2인자 피터 노타 BMW 브랜드 총괄은 "그룹 이사회를 대표해 지난해 이슈로 우려와 불편을 초래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죄송하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BMW코리아는 이달 1일 신임 대표이사로 한상윤 사장을 선임했다. 올해 1분기 BMW의 판매대수는 8065대로 전년대비 56.6% 수준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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