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아우디폭스바겐그룹의 한국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작년 한 해는 재기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간이었다.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해 연비를 속였다는 논란이 일어난 2015년 '디젤 게이트' 이후 판매를 중단했다가 다시 물량을 들여 판매를 시작한 게 작년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자동차 강국 독일의 최대 완성차업체로서 본격적으로 재기(再起)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는 평가다. 경영 정상화가 실질적으로 이뤄질지 여부는 올해 실적을 봐야할 것이란 관측이다.
22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1272억원, 영업손실 633억원, 순이익 66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디젤 게이트 이듬해인 2016년 수준에 근접했다. 2015년 2조8185억원까지 높아졌던 이 회사 매출은 2016년 반토막 나면서 1조3851억원, 이듬해 다시 4분의 1로 줄어들어(77% 감소) 318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전년 대비 253.5% 매출을 다시 늘리는 데 성공했다.
재작년과는 달랐다. 재작년에는 인증 취소와 판매 중지를 당한 폭스바겐 등록이 전혀 없었고, 아우디만 962대 등록됐다. 아우디 경우 자체 판매 가능한 차종이 있었지만 서류점검 등의 이유로 모든 차종의 출고를 자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작년에는 폭스바겐 1만5390대, 아우디 1만2450대 등 지난해 주력 브랜드 2개의 판매(등록 기준)만 총 2만7840대였다. 4월부터 판매를 재개한 폭스바겐은 수입차 4위, 아우디는 5위 렉서스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 가장 많이 팔린 것도 폭스바겐 '티구안'(7051대)이었다.
매출총이익도 전년의 배 이상(105.6% 증가)인 842억원으로 뛰었다. 하지만 판매관리비(판관비)가 재작년보다 40.4% 늘어난 147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과 비슷한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3년 연속 적자지만 그래도 영업손익률은 2016년 -16.3%에서 2017년 -20.1%, 작년 -5.6% 등으로 개선하는 모양새를 만들었다.
이익을 깎아먹은 비용은 소비자들로부터 명성과 신뢰를 되찾는데 쓰였다. 작년 한 해 광고선전비가 526억원, 판매촉진비가 126억원, 무상보증비용이 266억원 집행됐는데 이는 전년대비 각각 72.4%, 65.1%, 34% 급증한 것이다. 반면 리콜 등에 드는 기술서비스비는 10억원 가량으로 전년대비 46.4% 감소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이런 영업 상황에도 불구하고 순손익 만큼은 재작년과 작년 연속으로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 49억원 순손실을 낸 뒤, 재작년 5억원, 작년에는 6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최근 판매중지 등으로 발생한 손실을 본사에서 책임을 지고 메운 것으로 분석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아우디폭스바겐그룹 산하 아우디AG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뿐 아니라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의 초고급차도 수입 판매하고 있다.
올들어 3월까지 브랜드별 판매량은 ▲아우디 2559대 ▲폭스바겐 474대 ▲벤틀리 51대 ▲람보르기니 18대 등이다. 4개 브랜드 판매량은 3102대로 작년 같은 기간 868대보다 257.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