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반도체 기술 초격차를 과시했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최초로 6세대 V낸드플래시 기반 SSD를 글로벌 컴퓨터(PC) 업체에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6일 6세대 256기가비트(Gb) 3비트 V낸드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세대가 올라갈수록 메모리셀 높이도 높아진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제품은 정보를 저장하는 셀이 수직으로 128단 쌓였다. 5세대 V낸드와 비교해 단수가 약 1.4배 높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고난이도 반도체 표면 부식기술(채널 홀 에칭) 덕분이다. 셀 최상단에서 하단으로 미세한 원통형의 구멍 '채널 홀'을 단일공정으로 한 번에 내는 기술이다. 전자는 이를 통해 형성된 수억개의 통로를 거쳐 균일하게 흐르며 셀 간 정보를 나른다.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은 3차원 CTF(3D Charge Trap Flash) 셀을 최상단에서 최하단까지 수직으로 한 번에 균일하게 뚫는 공정 기술을 적용해 90단 이상 V낸드를 생산하는 곳은 현재 업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또한 초고속 설계 기술을 적용해 단수가 높아질수록 발생하는 속도저하 문제도 잡았다. 3비트 V낸드 역대 최고속도(데이터 쓰기시간 450마이크로초(㎲) 이하, 읽기응답 대기시간 45㎲ 이하)를 달성했다. 여기에 더해 5세대 제품과 비교해 10% 이상 성능을 높이면서도 동작 전압을 15% 이상 줄였다.
일반적으로 셀이 많이 쌓일수록 전자의 이동경로가 길어져 낸드의 동작 오류가 증가해 데이터 판독시간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생산 효율성도 높였다. 6세대 V낸드에서 6억7000만개 미만 채널 홀로 256Gb 용량을 구현해 전세대(약 9억3000만개 채널 홀) 대비 공정수와 칩 크기를 줄여 생산성을 20% 이상 향상시켰다.
특히 6세대 V낸드는 단일공정을 적용해 세 번만 쌓아도 300단 이상의 차세대 V낸드를 만들 수 있어 제품 개발주기를 더 단축할 수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6세대 V낸드를 필두로 글로벌 모바일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차세대 기업용 서버 시장의 고용량화를 주도함과 동시에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자동차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계속 넓혀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 개발실장 경계현 부사장은 "2세대 앞선 초고난도 3차원 메모리 양산 기술 확보로 속도와 전력효율을 더욱 높인 메모리 라인업을 적기에 출시하게 되었다"며 "향후 차세대 라인업의 개발 일정을 더 앞당겨 초고속 초고용량 SSD시장을 빠르게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평택 V낸드 전용 라인에서 성능을 더욱 높인 6세대 V낸드 기반 SSD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