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감이 부드럽다. 조용하다. 힘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다. 성능·사양·공간 모두 따졌을 때 가족용 SUV(스포츠유틸리티차)로 딱이다. 첨단사양의 종합세트다.
#디젤에 비해 확실히 '토크빨'이 약하다. 연비가 아쉽다. 소형 SUV인 티볼리와 외관이 비슷하다.
지난 20일 쌍용자동차가 마련한 코란도 가솔린 시승 행사에서 기자들이 내놓은 품평은 대략 이렇다.
쌍용차는 지난 13일 대표 차종인 코란도 가솔린 모델을 새롭게 선보였다. 앞서 2월 출시한 디젤 모델 부진의 원인이 가격에 있었던 만큼 가솔린으로 가성비와 경제성을 한껏 끌어올려 재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날 시승 행사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서울 마리나에서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까지 왕복 10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간은 2시간 조금 넘게 소요됐다.
몸소 체험한 코란도 가솔린에 대한 느낌은 '기대 이상'이었다. 차체는 묵직한 데 반해 이를 꾸준히 밀어올리는 힘, 소위 '토크빨'이 생각보다 강했다. 디젤 처럼 '힘이 느껴지는 차'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겁기만 한 차'도 아니였다. 굳이 험로(險路)를 찾아다닐게 아니라면 '도로용 SUV'로 꽤 괜찮은 차다.
외관은 2월 출시된 디젤 모델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낯설다. 특히 시승 행사장 입구에 주차해 놓은 오렌지색 코란도를 두고 여기 저기서 "코란도 맞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확실히 기존 코란도의 투박함과 남성다움은 사라지고 더 세련돼졌다.
색깔도 다양하다. 이날 쌍용차는▲그랜드 화이트▲사일런트 실버▲플레티넘 그레이▲스페이스 블랙▲댄디블루▲오렌지팝▲체리레드로 총 7가지 모델을 모두 선보였다.
내부 역시 외관 만큼 신경 쓴 티가 난다. 특히 실내 공간성을 가늠하는 척도인 '커플 디스턴스'와 '트렁크' 수치가 경쟁 차종을 압도한다. 커플 디스턴스만 해도 코란도는 850mm에 달하는데 반해 투싼은 841mm, 스포티지 837mm에 그친다.
트렁크는 551ℓ로, 투싼, 스포티지 보다 50ℓ 정도 더 넓다. 골프백 4개(또는 유모차 2개)와 보스턴백(여행용 손가방) 4개를 동시 수납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쌍용차가 이번 모델에 있어 가장 공을 들인 것은 바로 '엔진'이다. 코란도 가솔린 모델에는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8.6kg·m의 성능을 가진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e-XGDi150T)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은 기아차 셀토스 1.6ℓ 가솔린 터보 모델보다 7마력 낮지만 토크는 1.6㎏·m 높다. 공인연비는 11.1~11.3km/ℓ다.
차체가 크지만, 토크가 높다보니 저속 주행일 경우는 깃털같은 가벼움마저 느껴졌다. 가솔린 모델 답게 주행 중 엔진 소리의 정숙성도 매우 뛰어났다. 반대로 고속 주행일 때는 오히려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속도를 높이면 차량이 낮게 깔리는 느낌에 묵직한 핸들감이 더해지면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코란도 가솔린 모델에도 첨단 사양이 대거 적용돼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쌍용차의 첨단 차량 제어기술인 '딥컨트롤(Deep Control)'이다. 카메라와 레이터를 통해 차량 주변을 완벽히 스캐닝 해 위험 상황에 즉각적이고 자율적으로 차량을 제어한다.
특히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IACC) 기능은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감지해 상황에 따라 속도를 줄이면서 간격을 유지했다.
안전 사양 역시 최첨단으로 탑재됐다. 후측방 접근 물체와 충돌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긴급 제동해 사과를 막는 후측방 접근 충돌 방지 보조(RCTAi)와 하차 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탑승객하자보조(EAF:Exit Assist Function)가 동급 최초로 적용됐다.
코란도 가솔린 모델 가격은 동급 디젤 모델보다 최대 193만원 저렴하다. 트림에 따라 ▲C3 2256만원 ▲C5 2350만원 ▲C5 프라임 2435만원 ▲C5 플러스 2570만원 ▲C7 2755만원 등이다. SUV의 묵직함과 가솔린의 부드러움, 가성비까지 덤으로 누리고 싶은 소비자에게 적합한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