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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삼성이 '볼리'를 공개한 이유

  • 2020.01.08(수) 11:48

김현석 "모든 기기 연결, 새로운 경험 선사"
'볼리를 지켜라' 무대 뒤 가슴 졸인 직원들

[라스베이거스=이학선 기자] "특별한 손님을 초대하겠습니다. 안녕 볼리!"

지난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 '경험의 시대'를 주제로 CES 기조연설을 하던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누군가를 불러냈다. 무대에 등장한 건 노란색 야구공 모양의 동그란 로봇이다. 사람을 인식해 스스로 이동하며, 사람의 명령에 따라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하고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김 사장은 "삶의 동반자라는 삼성의 로봇비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약 5분간 무대의 주인공이 된 볼리는 김 사장을 졸졸 따라다니며 관중들에게 신기한 경험을 선사했다. 삼성전자는 CES 전시장에서 눈에 가장 잘 띄는 입구쪽에 볼리를 배치했다. 개인에게 최적화된 로봇,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로봇이 우리시대에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사장은 볼리와 관련한 뒷얘기도 풀어냈다. 7일 시저스호텔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 자리에서다. 김 사장은 "기조연설을 끝내고 돌아오니 한 친구가 앉아서 울고 있더라. 무대에서 시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뒤에서 직원들의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볼리 개발에는 삼성전자 직원 1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볼리의 성공적인 CES 데뷔를 위해 가슴 졸이며 무대 뒤를 지켰다. 워낙 많은 인파가 몰리다 보니 네트워크 장애로 볼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10명의 직원이 (볼리와 연결하는) 와이파이를 지키려고 식은 땀을 흘렸다. 제대로 작동하려면 다른 네트워크의 간섭을 받지 않게 방어막을 쳐야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CES 기조연설에서 '볼리'를 소개하고 있다.

김 사장은 볼리를 '상호작용하는 장치(Interactional Device)'라고 정의했다. 고유의 기능을 가진 로봇이라기보다는 사람과 교감하며, 사람에게 필요한 것들을 집안 곳곳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상호작용하는 장치는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볼리 자체보다는 다른 디바이스와 연결돼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상호작용하는 장치가 꼭 볼리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볼리의 위상은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홈 등 삼성전자가 그리는 큰 그림을 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삼성은 집안의 모든 가전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어플을 설치한 사람은 1억1200만명이며 이 가운데 절반인 5200만명이 활동사용자에 속한다. 아파트를 사물인터넷 기반으로 바꾸는 사업도 시작했다. 이미 국내 약 2만세대에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이 깔려있다. 그만큼 연결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어제 기조연설에선 볼리를 통해 우리 생활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얘기하고 싶었다"며 "가장 많은 디바이스를 가진 삼성이 가장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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