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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팩트체크]'유한킴벌리' 마스크가 북한으로 간 까닭은

  • 2020.03.04(수) 18:54

북한 의료진 마스크 착용에 "정부의 우회지원 아니냐'는 논란
통일부 "정부, 민간단체 지원내역 없어"…중국등에서 유입된듯

때 아닌 '대북 퍼주기론'이 거론되고 있다. 북한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처 상황을 소개하기 위해 YTN이 최근 자료화면으로 내보낸 조선중앙TV 영상에 '유한킴벌리' 마스크를 쓴 의료진이 등장해서다.

유한킴벌리는 킴벌리클라크와 유한양행이 공동출자한 합작법인으로 서울 강남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다. '정부가 직접 혹은 민간기구를 통해 마스크 우회지원에 나선 것 아니냐'가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확인 결과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정부와 민간이 북한에 마스크를 건낸 사실은 없다. 해당제품을 생산한 유한킴벌리도 논란 속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YTN 이달 1일 방영분/출처=YTN 화면 캡쳐

4일 통일부 관계자는 "정부는 공식적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에 마스크를 지원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또 "민간단체에서도 마스크 등 의료물품을 코로나 국면에서 전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정부기관을 포함해 민간기구의 의료와 생필품 등 대북 지원내역을 건별로 관리한다. 정부는 물론 민간기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승인 절차를 거쳐야만 북한에 물품을 전달할 수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5년 12월 전달된 홍역·풍진 혼합(MR) 백신을 마지막으로 정부는 북한에 의료용품을 전달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마스크는 품목에 없었다.

민간기구 차원에서는 유진벨재단이 결핵예방과 치료를 위해 북한에 마스크 등 의료용품을 꾸준히 전달해 왔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를 마지막으로 올해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물품을 전달하지 않았다. 특히 유진벨재단 측은 "유한킴벌리 마스크를 북한에 전달한 내역이 없다"고 설명했다. 샘복지재단은 지난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수술용 마스크를 전달 건을 승인받았으나 아직 전달하지 않았다.

논란이 된 해당 마스크 제작사 유한킴벌리도 '마스크 북한 지원설'을 부인했다. 이 회사는 마스크 가운데 일반, 방진, 보건용 제품을 생산한다. 회사 측은 "해당 제품을 북한에 공급한 적이 없다"며 "이 제품은 25년 전부터 시중에 공급되어온 디자인의 제품으로 공급경위가 어떻게 되는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결국 유한킴벌리 마스크를 북한 의료진이 사용하고 있는 이유는 북한이 중국 등 다른나라에서 확보했을 가능성 등이 있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가 직접 혹은 민간기구를 통해 마스크를 우회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통일부나 민간기구의 답변이 세간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면피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을 필두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기준을 엄격히 정해서다. 미국 등 안보리가 삼엄한 눈길을 보내는 가운데 정부나 민간기구가 '남몰래' 마스크 등 의료용품을 전달하긴 어렵다.

유엔과 국제 사회는 북한 핵개발을 견제코자 경제제재를 강화해 왔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예치 자금 2500만달러(약 300억원)를 동결한 것을 시작으로 안보리는 수차례 북한에 제재를 가했다. 북한으로 향하는 핵과 미사일, 화학·생물무기 이용가능 품목 수출제한과 금융거래 제한 목적이다. 의료용품 전달은 인도적 지원 항목으로 제재 면제 사항이긴 하나 통일부는 일일이 안보리에 승인받고 있다.

안보리를 우회해 의료품 등 전달을 강행할 경우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에 부닥칠 수 있고, 제재 국가와 거래한 제3국 정부를 포함해 기업과 금융기관, 개인이 미국과 거래할때 당국이 제동을 걸 수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미국 수출액은 734억달러(약 87조원)로 중국 다음으로 높다. 한국 정부가 최근 민간 주도의 북한 금강산 관광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음에도 실행하지 않는 것도 유엔과 미국 등을 의식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마스크와 관련해 이같은 허위뉴스가 연일 불거지는 것은 '마스크 대란'이 좀처럼 잡히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마스크 수출 물량을 더 줄이고, 주말 생산을 독려해 내수분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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