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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팩트체크]일본은 왜 '이제야' 확진자 천명을 웃돌까

  • 2020.03.23(월) 10:14

사태 초기 감염자 발생…그럼에도 폭발적 증가세 다른 나라와 대조적
하루 평균 천여명 검사.. 9천명 검사하는 한국역량의 8분의 1에 그쳐
귀국자 등 고위험군도 검사문턱 높아…올림픽 등 의식했다 지적

"일본의 인구 1만명당 코로나 확진자는 0.06명이다. 이것은 중국 ,이탈리아, 이란, 한국보다 적은 수준이다." 지난 14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한 말이다.

일본은 다른 국가에 비해 코로나19(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확진자가 매우 적은 편이다. 지난 1월 6일 현지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2일 기준 총 1091명에 그치고 있다. 일본은 전날 처음으로 국내 확진자가 1000명을 웃돌았다. 요코하마항에 격리 정박한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객과 승조원 환자 712명을 제외한 숫자다. 확진자 숫자 기준으로 세계 22위다. 비슷한 시기 확진자가 발생했던 한국과 유럽내 진원지가 된 이탈리아가 각각 8897명, 4만1035명으로 8위와 2위인 것에 비하면 양호한 성적표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만 드러난 숫자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CNN 등 해외 언론과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확진자 숫자를 축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의심의 눈길을 쏟고 있다. 실제 여러 수치가 일본 정부가 자국내 코로나19 검사에 소극적임을 증명하고 있다.

◇ 방역 손놨던 영국 '저리가라'

일본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일본 정부가 주장한 의료기관 역량치를 밑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3월 20일까지 유전자증폭검사(PCR)로 총 3만8601명을 검사했다. 하루 평균 1206건에 그친다. 그간 일본 정부는 하루 3800명을 검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사 한계치의 3분의 1만을 쓰고 있는 셈이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낮은 성적표다. 한국은 같은 기간 총 30만7430명을 검사했다. 하루 평균 9607명 수준으로 일본의 8배에 달한다. 일본의 누적 검사 수치는 20일 기준 누적 검사건수가 각각 20만6886명, 6만66976명인 이탈리아와 영국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일본의 저조한 검사 수치는 높은 문턱이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후생노동성은 ▲37.5도(℃) 이상 발열이 나흘간 지속 ▲강한 무기력감과 호흡곤란 등 PCR 검사조건을 엄격히 정했다.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유증상자만 민간 병원, 보건소에서 검사가 가능하다.

코로나19 고위험군에도 깐깐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해외를 다녀온 이들과 유증상자 접촉자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와 같은 상담센터에 문의해 PCR 검사를 받은 비율은 2.9%에 그친다.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볍거나 무증상자가 본인도 모르게 코로나19를 전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 너도나도 '의도적이다'

마크 핸들리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컴퓨터 공학과 교수가 지난 22일 트위터에 게시한 국가별 확진자수 그래프. 검은색이 일본/그림=트위터

다른 여러 나라와 비교하면 일본의 적은 확진자수가 더 두드러진다. 마크 핸들리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컴퓨터 공학과 교수가 지난 21일까지 산출한 각국 확진자수 그래프를 보면 다른 나라와 달리 일본만 기울기가 완만하다. 이 교수는 "한 국가만 다른 국가와 다른 곡선을 보이고 있다"고 트위터에 언급했다.

결국 일본 코로나19 확진자가 적은 것은 저조한 검사실적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공청회에서 비영리 의료단체 '일본의료거버넌스연구소' 가미 마사히로 이사장은 "세계에서 이렇게까지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는 나라는 일본뿐"이라며 세간의 의혹을 뒷바침하는 주장을 펼쳤다.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수를 줄이려고 검사자수를 최소한으로 통제하려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일 열린 같은 위원회에서 이같은 야당 의원 질문의 "검사를 늘리면 (코로나19 확진자) 절대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일부 시인했다.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가 아베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축소에 나서는 배경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간 아베 총리는 누차 올림픽을 오는 7월 24일 예정대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일본 정부는 그간 경기장 등 인프라 구축에만 3조700억엔(약 35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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