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파고를 넘지 못했다. 고객사인 텔레비전(TV)과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한 탓에 패널을 제때 인도하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4조7242억원을 올렸다고 23일 밝혔다. 이 회사 매출은 지난해 2분기 5조3534억원에서 같은 해 4분기 6조4217억원까지 늘었다가 4조원대로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361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부터 다섯 분기째 적자를 지속했다. 전년동기보다 적자폭이 2299억원 늘었다. 다만 작년 3분기 4367억원까지 늘었던 분기 적자 규모는 같은 해 4분기 4219억원으로 줄었고 다시 지난 1분기에도 전분기에 비해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7.7%로 전년동기 대비 5.5%포인트, 직전분기 대비 1.1%포인트 악화했다.
그나마 시장 우려보다는 손실이 적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LG디스플레이가 1분기 매출 5조1544억원, 영업손실 3805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생산과 판매에 타격이 컸다. 1분기 패널 출하 면적은 700만㎡로 전년동기보다 28.6% 줄었다. TV와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으로의 판매도 줄었지만, LG디스플레이 패널 공장 자체의 가동도 원활하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일부 패널 업체들의 가동 중단 등으로 3월 상반기 TV용 LCD 패널 가격은 2월 초중순(1~15일)에 비해 5% 올랐다. 공장 가동이 정상적이었다면 가격 효과로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3월부터 주요 시장인 북미, 유럽에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만큼 매출 타격이 점차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LG디스플레이가 오는 2분기 2948억원의 영업적자를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3개월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적자 추정치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기업설명회(IR)를 통해 "2분기 TV 패널 수요 축소를 정보기술(IT) 기기 패널 수요로 일부 만회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각국이 원격회의, 온라인 강의를 권장하며 노트북, 태블릿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의 분기 흑자 전환이 올해 3분기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확대 전략도 계속 추진한다. 2분기 말부터 중국 광저우 OLED 8.5세대 패널 공장을 정상 가동하기 위해 290명의 기술진을 지난달 급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TV 수요가 3년만에 역성장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 OLED TV용 패널 생산을 확대하고 가격도 낮춰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회사가 차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IT 제품용 패널의 수요가 늘어나는 등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며 "재고와 자원투입을 최소화하면서 현금관리 활동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