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썼다. 영업이익은 2017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올레드) 사업이 '적자 늪'에서 벗어났다는 점도 눈에 띈다.
연간 재무 성적만 놓고 보면 '실적 잔치'라 해도 무방하지만 증권 업계에선 '마무리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맞추지 못해서다.
특히 회사 실적을 좌우하는 LCD(액정표시장치) TV용 패널 판가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올해 상반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대형 OLED, 작년 하반기 흑자전환
LG디스플레이는 작년 매출이 29조8780억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2년 역대 최대 매출(29조4297억원) 기록을 경신했다.
내실도 좋았다. 작년 영업이익은 2조2306억원으로 2020년 영업손실(291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2017년 2조4616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이자, 3년 만의 흑자전환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5%에 이르렀다.
회사 측은 실적 상승 원동력으로 △프리미엄 시장 내 대형 OLED의 대세화 △중소형 OLED 사업기반 강화 △하이엔드 IT 제품 중심의 LCD 구조혁신 등을 꼽았다.
그간 LG디스플레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대형 OLED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손익분기점(BEP) 수준에 도달했다. 세계 최초로 대형 OLED를 양산했던 2013년 이후 8년 가까이 이어졌던 적자의 늪에서 벗어난 것이다.
지난해 전체 TV 시장이 전년보다 13% 줄어든 상황에서 OLED TV용 패널 출하량은 전년보다 70% 이상 성장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660억원, 2분기 -230억원, 3분기 -250억원, 4분기 880억원으로 분석됐다. 작년 4분기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연간으로는 마이너스(-) 영업이익으로 아직 흑자전환하지 못한 셈이다.
LCD TV용 패널 판가 떨어진다
역대급 실적에도 증권업계의 반응은 뜨듯미지근하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맞추지 못해서다.
작년 4분기 매출은 8조80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5% 증가했다. OLED 비중 확대와 IT용 패널 출하 증가로 분기 매출 기준 역대 최대치였다.
내실은 따라오지 못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764억원으로 29.7% 감소했다. 이는 시장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6385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회사 측은 실적이 감소한 원인으로 LCD TV용 패널 판가 하락과 연말 일회성 비용을 지목했다.
특히 회사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LCD TV 부문에서 빨간불이 켜지면서 올해 실적 전망이 어둡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CD TV용 패널가격이 올해 1분기까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는 일회성 비용에 대해선 성과급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대규모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회사 관계자는 "임직원과 성과를 공유하는 과정이 있다"고 전했다.
"안정적 수익 구조 강화"
LG디스플레이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우선 OLED 분야에선 게임·투명 등 모바일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오는 2분기부터는 'OLED.EX'를 OLED TV 패널 전 시리즈에 적용한다. 'OLED.EX'는 화면밝기(휘도)는 30% 높이고 베젤은 30% 줄인 차세대 TV 패널이다.
이외에도 중형 OLED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고, 자동차 등 모빌리티 산업으로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성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OLED 부문은 성과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고, LCD 부문은 하이엔드 IT 제품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