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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올라선 중국 'K-디스플레이 생존법은'

  • 2022.06.23(목) 16:01

"기업 혼자 극복 힘들어…정부차원 특단 필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무섭게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7년 만에 '글로벌 1위 국가' 타이틀을 중국에 내준 현재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업 차원이 아닌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상반기 OLED 결산 세미나'에서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가 중국의 OLED 성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OLED, 기술력만으로는 안 된다"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상반기 OLED 결산 세미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전문 리서치업체인 유비리서치의 이충훈 대표는 "중국은 디스플레이 업체에 장비 구매, 투자비 등을 아낌없이 지원할 뿐만 아니라 혁신도시 자체를 디스플레이 산업 중심으로 형성하는 등 디스플레이를 전략산업으로 삼고 있다"며 "삼성이나 LG와 같이 기업이 대응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특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이 OLED 패널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 있지만, 시장 경쟁을 위해서는 '가격'이 중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발 빠른 투자를 통해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액정표시장치) 세력을 넓혔다. 그 결과 2004년 당시 전세계 디스플레이 물량의 50%를 생산하던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중국이 2010년 디스플레이를 7대 전략적 신흥산업에 포함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육성시키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감면 혜택 등에 힘입어 중국 LCD 업체들은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감행, 저가 공세로 물량을 쏟아내며 LCD 시장을 잠식했다. 

이 대표는 "LCD를 중국에 내준 것이 중국업체의 기술이 좋아서가 아니다"며 "성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좋은 제품은 시장에서 통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더 나은 OLED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LCD처럼 시장 수위를 뺏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커지는 中 존재감, 현실이 된 위기

이같은 위기감은 이미 현실로 다가와 있다.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이 1위를 탈환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국가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은 41.5%로 1위에 올랐고, 한국은 33.2%를 차지해 2위로 밀려났다. 중국이 연간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이 2004년 일본을 제치고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한 지 약 17년 만이다. 

이는 LCD에 이어 사실상 국내 기업이 독점하던 OLED 시장까지 빠르게 침투한 결과다. 실제 중소형 OLED 시장의 경우 시장 선두였던 삼성디스플레이의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애플 아이폰에 공급하는 물량이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로 분산되면서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BOE는 올해 출시될 아이폰14에 약 2000만대 수준의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아이폰 패널 출하 전망치의 10%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디스플레이는 1억3700만대(65%), LG디스플레이는 5300만대(25%)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BOE는 국내 기업에 비해 패널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어, 향후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유비리서치 측 전망이다. 이 대표는 "BOE의 아이폰13 패널 가격은 약 50달러로, 삼성이나 LG보다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아이폰13의 예상 생산 물량은 기존 300만대에서 1000만대로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짚었다.

반도체 집중 부작용…인력 유출 영향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중국의 기술 추격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력 확보가 중요해졌지만, 디스플레이 업계는 인력 유출로도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반도체에 집중되면서 주요 인재들이 반도체 산업에 몰린 결과다.

이 대표는 "이전까지는 한국의 엔지니어가 중국으로 넘어가 문제가 됐는데 지금은 디스플레이 인력이 반도체로 많이 가고 있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공정이나 장비 등에서 유사한 부분이 많다 보니 디스플레이 학과 출신도 반도체 쪽으로 취직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서 100명 이상의 한국 인력들이 BOE로 넘어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한국 디스플레이 엔지니어들은 더 나은 급여를 받기 위해 중국으로 이주했다"며 "많은 인력이 중국 BOE의 OLED 공장의 생산 라인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특별법 등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국내 디스플레이 인력은 더 많이 빠져나갈 것"이라며 "정부가 손을 놓으면 전세계 IT·가전 제품이 중국의 통제 하에 들어가게 돼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는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에 디스플레이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가첨단전략기술은 정부가 국가 핵심기술로 분류한 기술로, 반도체·배터리·백신이 포함됐다. 해당 기술로 지정되면 정부에서 연구개발(R&D), 인재 양성 등을 지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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