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해외 기업과 손잡고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한다. 여기에 더해 수소 충전소 확대 등 수소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초 발표한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발맞추는 일환이다.
효성그룹은 28일 서울 마포 본사에서 독일 기업 린데그룹과 이같은 내용의 3000억 규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해 효성그룹이 보유한 울산 용연공장내 부지 약 3만여㎡(약 1만여평)에 액화 수소 공장을 설립한다.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효성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내년 1분기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액화 수소 원료는 자체 조달한다. 효성화학 용연 공장에서 플라스틱 원료 프로필렌 생산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나오는 기체 수소를 원료로 쓴다. 여기에 린데그룹의 기체 수소를 액화하는 자체 기술과 설비가 접목된다. 액화 수소는 최종적으로 효성그룹이 짓고 있는 전국의 수소 충전소로 공급된다.
이번 합작은 양사 이해관계가 맞았다. 효성그룹은 정부 정책에 맞춰 수소 산업 생태계 구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 연료 자동차, 드론, 선박, 지게차 등이 충전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수소 충전소를 현재 15곳에서 더욱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액화 수소가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란 설명이다. 액화 수소는 기체 상태일 때보다 부피는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저장과 운송이 쉽고, 압력 상태가 낮아 폭발 위험성이 적다.
린데 그룹은 사업 확장의 기회를 잡는다. 린데그룹은 30년 전 세계 최초로 액화 수소 개발에 성공하는 등 산업용 수소 시장 확대에 매진했다. 효성그룹이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 40%로 국내 1위인 만큼 린데그룹에게 좋은 사업 협력사가 될 수 있다.
양사는 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액화 수소 충전 기반설비도 구축한다. 국내 수소 충전소를 현재 15곳에서 120여곳으로 약 8배 늘릴 계획이다. 제품 생산에서부터 운송,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망라하는 가치 사슬(밸류 체인)이 구축되는 것이라고 효성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은 "효성이 국내에서 축적해온 경험과 린데의 선진 기술이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효성이 추진하는 액화수소 사업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