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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100만대' 예고한 현대차, 배터리 '삼각동맹'

  • 2020.07.07(화) 16:56

정의선, 이재용·구광모 이어 최태원과 배터리 회동
2025년 전기차 100만대 앞두고 배터리 협력 강화
가성비 좋은 배터리 공급 관건…해외사 협력 가능성도

2025년까지 100만대에 육박하는 전기차를 팔겠다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삼성·LG·SK 그룹과 '배터리 동맹'을 맺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시작으로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과 만나며 '배터리 동맹'을 주도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오른쪽)과 최태원 SK 회장이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공장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 = 회사 제공]

7일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최태원 회장을 만났다. 이들은 현대차의 배터리 셀 조립 라인을 둘러보고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 대해 논의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배터리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석달간 진행된 '배터리 동맹'의 종지부를 찍는 만남이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이재용 부회장, 6월 구광모 회장, 7월 최태원 회장을 한 달 간격으로 만나며 단독회동을 이어갔다. 장소는 충남 천안(삼성SDI 사업장), 충북 청주시(LG화학 공장), 충남 서산(SK이노베이션 공장) 등 전국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이뤄졌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달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회사 제공]

이번 '배터리 동맹'은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순수 전기차 56만대를 팔아 세계 3위 친환경차 업체에 오른다는 목표다. 2026년 기아차의 목표는 전기차 50만대(중국 제외)다. '연간 판매 100만대' 목표는 현대·기아차가 순수 전기차를 처음 선보인 2011년부터 지난달까지 9년간의 누적 판매량(28만여대)보다 4배 이상 많은 공격적인 수치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공급업체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으로 이원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전기차에 'LG 배터리'가, 현대·기아차의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와 현대차의 전기차에는 'SK 배터리'가 각각 장착되고 있다. 내년 생산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도 배터리 1차 공급은 SK이노베이션이, 2차 공급은 LG화학이 각각 맡았다. 삼성SDI는 아직 배터리를 공급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배터리 동맹'으로 현대차와 LG·SK 관계는 더욱 강화되고 삼성과는 새로운 협력 관계가 구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2만4116대에 머무르고 있다. 2025년 전기차 100만대 시대가 열리게 되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사를 선점하고 있느냐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배터리 3사는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보이며 현대차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고에너지밀도·급속충전·리튬-메탈 배터리를, LG화학은 장수명(Long-Life)·전고체·리튬-황 배터리를 각각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의 차세대 기술도 전고체 배터리다. 배터리 가격은 낮추면서 효율은 높인 차세대 배터리를 누가 먼저 상용화할 것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전기차 사업부에서 수익성을 내기 위해선 '가성비 좋은' 배터리를 공급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친환경차 중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수소전기차는 향후 수년간 대규모 손실은 감내해야 하고 전기차 부문도 대량 생산 이전까진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 진출을 위해 현대차그룹이 해외 배터리 업체와 손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선점하기 위해 최근 다임러(Daimle)그룹의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 파라시스 에너지의 지분 3%를 인수했고, 폭스바겐은 중국 배터리 기업(Guoxian High-Tech)의 1대 주주가 됐다. 테슬라도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 CATL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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