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들이 살아있어요!"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온라인으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는 진화하는 모빌리티의 경연장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전기차, 자율주행차 관련 사업자들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이면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날 전기차 'EQS'에 탑재할 차세대 디스플레이 'MBUX 하이퍼스크린'을 공개했다. 차량 운전자석과 조수석 대시보드를 거의 모두 커버하는 141cm 너비의 이 스크린은 그동안 벤츠에 탑재된 디스플레이 가운데 가장 큰 것이다.
단순히 거대한 디스플레이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과 음성인식 기능이 접목돼 사용자의 편의를 크게 향상시켜줄 것으로 벤츠는 기대하고 있다.
이날 시연된 MBUX 하이퍼스크린을 보면, 차량 작동과 내비게이션, 온도, 엔터테인먼트 등 운전자가 자주 쓰는 기능을 하나의 화면에서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제로 레이어' 기능이 특징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이 디스플레이의 기본 화면이 내비게이션이라면 전화 연결 혹은 음악 감상을 선택할 때도 기존 화면 그대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차량 내부 디스플레이를 작동할 때 내비에서 다른 기능으로 넘어가면 내비를 보지 못하게 되는데, 이런 페인 포인트(불편)를 없앤 셈이다.
벤츠는 아울러 '메르세데스 트래블 놀리지'(Mercedes Travel Knowledge), '여행지식'이란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세계 주요 도시의 다양한 정보를 가득 담을 전망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식당, 상점 관련 정보도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시연에선 벤츠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자드 칸이 "헤이 메르세데스"라고 인공지능을 호출한 뒤 "저 건물이 뭐야"라고 묻자, 차량은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스트라토스피어 타워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는 클라우드를 통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업데이트 할 방침이다.
BMW의 경우 자사 전기차 'iX'와 구형 BMW 7 시리즈가 서로 대화하는 방식의 동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통해 iX에 탑재된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i드라이브'의 특징을 흥미롭게 보여줬다.
영상에서 iX는 BMW 7시리즈를 향해 "너는 끝났다"며 자신의 월등함을 뽐냈다. i드라이브는 2001년 BMW 7시리즈에 처음 장착됐고, 이 기능이 20년 사이 눈에 띄게 성장한 것을 표현한 것이다. 각종 센서로 위험 알람 등 효율성 있는 운전을 돕고,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주차장 정보를 파악한 뒤 자율주차까지 해내는 기능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같은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이 "차들이 살아있다"며 놀라면서 영상은 끝난다.
LG전자와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한 마그나 인터내셔널도 CES에 기자 간담회 형태로 전격 모습을 드러냈다. 마그나는 구체적 사업 계획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LG전자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확인했다.
LG전자의 권봉석 사장도 '브라이언 퀀'이라는 영어 이름과 함께 깜짝 등장해 "우리의 목표는 자동차 부품과 솔루션 분야 업계 최고가 되는 것"이라며 "마그나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전기차,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해당 목표를 달성할 좋은 위치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반도체 기업 인텔의 자회사이자 자율주행 사업자인 모빌아이도 자율주행용 센서인 '라이다 통합칩'(SoC)을 오는 2025년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