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IT쇼' 코로나 뚫고 개막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첨단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 ICT 전시회 '월드IT쇼'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림.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해 올해 13회째를 맞은 월드IT쇼는…여기서 잠깐. 계산 빠른 분들은 금방 눈치챘겠지만, 1회가 빠진 것임. 작년 행사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열리지 못했기 때문. 올해도 코로나가 여전하지만 '5G 날개를 달고 디지털 뉴딜을 펼치다'를 주제로 개최.
날개를 달고 펼쳤을까. 태클을 걸자면 '월드' IT쇼가 맞느냐는 지적도 나옴. 올해 월드IT쇼에 직접 참가하거나 바이어로 참여한 외국 기업은 9~10개국 40곳 정도이기 때문.(공식 집계 전이며, 4월23일 취재 기준) 올해 전체 참가 기업이 300곳, 900개 부스 수준인 점을 보면, 국내 행사에 가까워 보인다는 것. 메이저급 외국 기업은 중국 화웨이 정도가 사실상 유일함.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통신사도 참여했지만 흔히 상상하는 글로벌 기업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
물론 올해는 코로나가 여전한 상황이어서 행사 개최 자체부터 외국 기업이 참가한 것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가능함. 월드IT쇼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해외 전시회도 열리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도 오프라인 개최가 어려운 상황임.
그렇다면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해보면 됨. 지난 2019년 행사에는 18개국 402개 업체가 1029개 부스 규모로 참가했다고 함. 하지만 이 가운데 외국 기업은 17개국 43곳. 해외 바이어는 10개국 42곳이었다고. 그러니까 2019년에도 올해도 외국 기업 비중은 상당히 낮은 수준.
그러나 이런 잣대로 행사의 의미를 축소할 필요는 없다는 변론도 나옴. 이같은 행사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기술과 서비스를 뽐내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 실제로 2019년 행사에선 1754만달러 규모의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했다 함(물론, 주최측 집계). 올해는 코로나 탓에 비대면으로도 바이어를 상대해야 하는 등 상황이 더 어렵지만 국내 기업들이 훌륭한 성과를 내길 기대.
◇ SK하이닉스 박정호·삼성전자 한종희…CEO 관심사는?
올해 월드IT쇼 행사에선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최근 핫이슈와 관련해 내놓은 말들이 눈길을 끌었음. 코로나 탓에 대기업 CEO들이 외부 행사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 상황이라 더욱 관심이 집중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표적. 이들은 국내 한정이 아니라,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에서 CEO들의 발언에 무게감이 더 실림. 특히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SK텔레콤 사장도 겸직하고 있어 다양한 얘기를 내놓음. 박 부회장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는 묵직한 말을 던짐.
왜 묵직한 말이냐면, 반도체 산업이 비상 상황이기 때문임. 코로나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미국·일본·대만의 반도체 공장들이 자연재해 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바 있음. 이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 자동차 회사들은 공장 가동을 못 할 정도.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초강대국들이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키우려 기업들을 압박하는 상황이기도. 최근 미국 백악관은 삼성전자 등 미국 내 파운드리 사업을 하는 기업을 불러 투자 확대를 요구한 바 있음.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 초청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 파운드리 투자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것임. 따라서 박 부회장의 발언이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관심. 박 부회장은 SK텔레콤 사장 입장에서도 다양한 발언을 함. 예를 들어 아마존 프라임, 애플TV플러스 등 글로벌 OTT(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 KT가 쏘아올린 초고속 인터넷 품질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함.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의 경우 회사 자랑이 좀 있었음. 자사 TV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이고 공장도 증설해야겠다고 말했기 때문. 구체적으로 '네오 QLED'(퀀텀닷 발광다이오드) 제품은 반응이 좋아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했고 하반기 내놓을 '마이크로 LED' 제품 관련해선 판매 기대감이 있어 공장을 증설해야 할 것이라고 한 것.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였고, 올해 76, 88, 99인치 모델 등을 추가할 예정.
한 사장도 반도체 공급난에 대해 우려함. 모바일과 차량 반도체뿐만 아니라 TV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일부 스마트폰 제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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