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사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에도 모처럼 1조원에 육박한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중국 시장에서 이용자가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 모바일과 PC 게임 모두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오는 2분기에 영업이익이 급감할 전망이다. 메이플스토리 불매운동 여파가 2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서다.
12일 넥슨그룹 사업지주회사 넥슨(옛 넥슨재팬)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883억엔(1분기 기준 환율 적용시 원화로 927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828억엔) 대비 7% 가량 확대된 수치다.
영업이익은 433억엔(45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 늘었다. 영업이익 성장 폭이 매출 성장에 못 미치면서 영업이익률은 49%로 전년 동기(50.1%) 대비 1.1%포인트(p) 떨어졌다.
순이익은 460억엔(48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 감소했다. 인건비(139억엔)가 전년 동기 대비 34% 가량 늘어나는 등 고정비 부담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넥슨은 3월부터 5000여명 직원의 연봉을 800만원씩 일괄적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우려했던 메이블스토리 발(發) 불매운동 여파는 반영되지 않았다. 앞서 증권 업계에서는 확률조작 논란으로 넥슨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5% 가량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넥슨 측도 지난 2월 실적 발표에서 1분기 영업이익이 최대 15% 감소할 수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 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게임 흥행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은 225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한국 지역 모바일 게임 매출이 작년 1분기에 비해 42% 증가했다. 도드라진 성장률이다.
모바일 게임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에서 26%로 확대됐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 외 이종 산업과의 IP(지식재산권) 제휴를 통한 게임 아이템, 캐릭터 출시 및 이색적인 e스포츠 이벤트 진행 등 컬래버레이션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설명했다.
PC 게임 매출은 658억엔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던전앤파이터'와 '서든어택' 등 PC 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56% 늘었지만, 중국 던전앤파이터 이용자가 감소한 탓이다. 1분기 중국 지역 매출은 257억엔으로 전년 대비 26% 줄어들었다.
넥슨은 오는 2분기 실적으로 매출 545억~596억엔, 영업이익 120억~164억엔을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16%, 39~55%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잠재 위험요인은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이탈 ▲중국 정부의 신작 게임 출시 제동 및 던전앤파이터 이용자 감소 등이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자사의 포트폴리오 확대 및 글로벌 전역의 고른 성과로 1분기에도 견고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선택과 집중의 개발 기조를 기반으로 멀티플랫폼 확장과 IP 강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