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앤컴퍼니 대표는 조양래 회장의 차남이다. 1972년생으로 미국 대학(Boston College)에서 재정학을 전공했다. 1998년 한국타이어(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입사했고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과 결혼했다. 이후 마케팅부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2012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 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 조 대표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마케팅본부장, 경영운영본부장 등을 역임한 뒤 2018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때까지 그의 형 조현식 부회장이 지주사 한국앤컴퍼니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경영권은 장남인 조 부회장이 물려받을 듯했다.
조 대표가 수장에 오른 이듬해 비리 사건도 터졌다. 2019년 조 대표는 거래처로부터 6억원의 뒷돈을 받은 배임수재, 형제들과 함께 지분을 100% 소유한 신양관광개발에서 인건비 과대 계상 등의 방식으로 2억6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으로 유죄가 인정됐다.
하지만 그는 차남이라는 약점과 배임횡령 혐의 속에서도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부친의 의지 덕분이다. 조양래 회장은 작년 6월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주식 2194만2693주(23.59%)를 조 대표에게 넘겼다.
조 대표는 부친의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수천억원대 빚을 냈다. 주식매입대금 2447억원 중 조 대표의 자금은 247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2200억원은 NH투자증권과 KB증권으로부터 주식담보로 대출했다. 조 대표가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주식 3990만1871주 중 2976만1906주는 담보로 잡혀있다. ▷관련기사: [CEO워치]치과의료기구까지…'투잡' 조현범(6월23일)
예상치 못한 주식 승계로 형제의 난이 터졌다. 조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부친을 상대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제기했고 조현식 부회장도 동참했다. 막내아들에게 주식을 판 아버지의 정신 상태가 온전한지 판단해달라 한 것이다. 성년후견심판이 인용되면 작년 6월의 부자간의 주식거래에 대한 주식양도무효 청구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
지난 3월 기준 한국앤컴퍼니 지분구조를 보면 조현범 대표 42.9%, 조현식 부회장 19.32%, 조 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 10.82% 등이다. 성년후견심판 결과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2막이 열릴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