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호조 덕에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잠정 실적인 까닭에 사업부문별 구체적 수치를 파악하기 어려우나, 메모리 반도체 전반에 걸친 수요 증가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계절적 영향으로 부진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놀랐나요? 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2조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33.26%, 전년동기 대비로는 무려 53.37% 늘어났다.
매출액은 63조원이다. 전분기보다 3.65% 감소하고 전년 대비로는 18.9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19.8%에 달한다. 2018년 3분기 26.8%를 기록한 이후 10개 분기만에 내놓은 최대치다.
이번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이기도 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예상치(컨센서스)를 보면 매출액은 약 61조원, 영업이익의 경우 10조9700억원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잠정 실적은 삼성전자가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 편의를 위해 추정한 수치다. 따라서 사업부문별 구체적 실적은 파악할 수 없다. 다만 증권사들과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에 전망한 내용을 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 이번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가 실적 개선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제품 전반에 걸쳐 강한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삼성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 "D램은 모바일에서 일부 부품 수급 문제에 따른 생산 차질 리스크(위험)가 있을 수 있으나,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 확대와 고용량화 덕분에 수요가 계속 견조할 것"이라며 "서버는 신규 CPU(중앙처리장치) 출시와 함께 주요 서버 업체의 제품 출하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 업체의 클라우드용 수요도 견조하고, PC는 교육용 노트북이 성수기에 돌입해 수요가 강할 것으로 관측됐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2분기 매출액이 1분기 대비 15.9% 증가한 약 22조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6조8820억원에 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수율이 개선되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1분기에 한파로 인해 가동을 멈췄던 미국 오스틴 공장의 정상화도 이번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매출액은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증가했을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도 디스플레이 부문의 부진을 예고한 바 있다. 스마트폰의 계절적 비수기와 부품 부족 영향 등으로 중소형 패널 판매량 감소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상승해 이익은 챙길 것이란 설명이다.
스마트폰, 가전은 주춤
IT·모바일(IM)과 소비자 가전(CE) 등 나머지 주요 사업부는 약세를 보였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스마트폰은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어들면서 실적이 둔화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2분기 삼성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5900만대 수준에 머물러 1분기 7600만대에서 크게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코로나 확산 영향도 여전하다. 코로나가 대규모로 번진 인도에선 수요가 감소했고 베트남 공장에선 생산 차질도 발생했다.
CE 부문은 제품별 실적이 엇갈리며 소폭 감소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도쿄 올림픽 같은 대형 이벤트도 코로나로 인해 마케팅 측면이 지지부진하면서 TV 출하량은 기대보다 감소하고, 생활가전은 계절적 효과로 비스포크 등의 제품 매출액이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오는 29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 전까지 자사 홈페이지에서 경영 현황 등에 대한 문의를 사전 접수하고 컨콜에서 이에 대한 답변도 진행할 예정이어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