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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계속된 리콜'에 연내상장 여부 '△'

  • 2021.08.30(월) 16:39

GM 전기차 또 리콜…추가 손실 우려
"10월까지 연내상장 추진 여부 결정"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위기에 몰리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쉐보레 볼트' 전기차의 리콜 규모를 최근 확대하면서 배터리를 납품한 LG엔솔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연내 상장을 추진하는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 사업에서 경쟁우위를 점하려면 대규모 외부 자금을 유치해 급증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해야 하지만, 상장 문턱을 제때 넘을 수는 있는지 의심까지 받는 상황에 처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GM 리콜 비용, 10억달러 추가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추진 중인 IPO(기업공개, 상장)와 관련해서 GM 리콜 조치 방안,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한 후 금년 내 상장 완료를 목표로 IPO를 지속 추진할지 여부에 대해 10월까지 결정한 후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GM은 이달 20일(현지시간) 볼트 전기차 7만3000대(2019~2023년형)에 대한 추가 리콜 비용을 약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로 책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GM이 같은 차종 6만9000대(2017~2019년)를 리콜하는 데 8억달러(약 9000억원)가 투입된다고 한 것과는 별개다. 리콜 비용만 총 18억달러(약 2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여기에 배터리를 공급한 LG엔솔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GM도 공식 보도자료에서 문제의 배터리를 생산한 곳으로 한국의 오창 공장을 지목했다. LG엔솔은 지난달 GM의 리콜로 2분기 손익계산서에 충당금 910억원을 반영했다. LG전자도 2346억원을 부담했다. 증권업계는 추가 리콜로 1000억원에서 3000억원가량의 충당금 부담이 3분기 LG엔솔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충당금 반영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LG엔솔의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수정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7월30일만 해도 LG엔솔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3355억원, 4137억원으로 예상했는데, 지난 27일에 이를 각각 -183억원, 3316억원으로 고쳤다. 하반기 영업이익을 7492억원에서 3133억원으로 대폭 축소 전망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3분기 추가적인 충당부채 인식 여부와 규모는 당사와 LG전자, GM 등 3사 공동 조사의 진행 상황에 따라 추후 정해질 예정"이라고 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연내 IPO 가능할까

이번 리콜과 관련 GM과 LG 쪽이 부담하는 비율과 규모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줄곧 '연내 상장'을 외쳐온 LG엔솔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점이다.

이날 LG엔솔이 10월 중 추진 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발표하는 등 차질은 이미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LG엔솔은 지난 6월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으나, 30일 현재까지 공개된 진척 상황은 없는 상태다.

거래소는 상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신청기업의 상장적격성 여부를 확정해 그 결과를 심사청구일로부터 45일 이내에 상장신청인과 금융위원회에 문서로 통지하는데, 이미 그 기간이 지난지 오래됐다.

거래소는 제출서류의 정정과 보완이 필요할 경우 심사결과 통지를 연기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유와 예상처리기간을 명시해 당사자와 금융위에 통지하는데, 이 사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LG엔솔도 이에 대한 질문에 명확히 답변하지 않고 있다. 정황 상 이날 LG엔솔이 밝힌 GM 리콜 문제가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다만 충당금 추가 인식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가 상장 요건을 완전히 깨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상장 요건 가운데 영업이익 부문만 보면 '최근 사업연도 이익액 30억원, 3년 합계 60억원'인데, LG엔솔은 올 상반기(1~2분기) 영업이익만 1조156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다. 

물론 상반기 영업익 1조원은 소송전 상대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는 합의급 2조원 가운데 1조원을 반영한 영향이 컸고, GM이 설정한 리콜 비용도 2조원가량 되지만, LG엔솔에게 1조원이 훌쩍 넘는 부담이 갑자기 또 생기지 않는 이상 이 기준 상 문제는 없는 셈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막대한 투자자금 필요…'때 놓칠라'

LG엔솔이 10월중으로 상장 추진 여부를 다시 결정한다고 밝힘에 따라, 그때까지 조사 결과와 리콜 비용의 분담 비율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LG엔솔이 재무적 측면의 상장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리콜과 같은 불안 요소가 존재하면 IPO의 흥행에 제한을 줄 수 있다.

LG엔솔 입장에서 IPO는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하는 유일한 방편이다. LG엔솔은 GM과 제2합작공장 투자에 2조7000억원, 현대차와 함께 동남아 공략에 1조1700억원, 폴란드 공장 증설에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6조7514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위기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향후에도 리콜 이슈가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번 이슈는 LG의 기술력 부족이라기보다는 배터리 양산 기술 자체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지속적인 리콜 이슈로 신규 업체들의 시장 진입은 더 어려워져 배터리 시장 내 과점도는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M의 최고경영자(CEO) 메리 베라도 최근 리콜 발표 이후 진행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사와 합작사 '얼티엄 셀즈'를 만든 LG엔솔에 대해 '가치 있는 파트너'라고 지칭하면서 "우리는 각사의 전문 기술을 결합해나갈 수 있을 것이고, 양사의 '얼티엄 플랫폼'에 대해서도 아주 많이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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