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그동안 통신이라는 하나의 프레임 속에 갇혀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으나, 앞으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두 회사 모두 '통신'과 '투자'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갖고 성장해 시장에서 더 큰 가치로 평가받을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가 12일 오전 서울 을지로T타워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기업분할을 통해 회사의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커머스 부문의 협력 파트너인 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이 신설법인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SK텔레콤의 주총은 개회한 지 13분 만에 종료됐다. SK텔레콤을 통신·비통신사로 쪼개는 기업분할 안건을 비롯해 3개 안건 모두 출석 주주 대부분인 99%가량의 높은 찬성률을 얻었다. 사전투표로 의견을 낸 주주들은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박수로 안건을 지지했다.
이 가운데 출석 주식 수 기준으로 인적분할 안건의 찬성률은 99.95%, 주식 액면분할 안건의 찬성률은 99.96%를 기록해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은 물론 개인 주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포트폴리오 개편을 추진하는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이 마지막 관문을 순조롭게 통과했다. SK텔레콤은 내달 1일자로 두 개 회사로 나뉘어져 새로 출범할 예정이다. 오는 26일부터 내달 26일까지 주식 매매거래정지 기간을 거쳐 내달 29일에 SK텔레콤(존속법인)·SK스퀘어(신설법인)로 각각 변경상장·재상장 된다.
존속법인 SK텔레콤은 기존 유·무선 통신업에, 신설법인 SK스퀘어는 반도체 및 ICT(정보통신기술) 투자업에 주력한다.
박 대표는 이날 주총장에 참석해 "분할의 최대 목표는 주주가치 극대화"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업분할에 대한 해외 주주들의 반응이 우호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해외 주주들의 반응은 'Thank you(고맙다)'"라며 "회사 분할이 이슈가 많을 수 있지만, 해외 IR 행사에서 만난 해외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과 지지를 보내줬다"고 말했다.
11번가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아마존이 신설법인인 SK스퀘어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아마존과의 협력이) 기대 이상으로 잘 되고 있고 주주로 참여하는 것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SK텔레콤과 SK스퀘어 모두 전략적 투자자를 찾기 위해 IR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달 1일부터 SK텔레콤의 신임 대표이사는 유영상 MNO 사업대표가 맡는다. 신설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는 박정호 대표가 이동해 이끈다.
윤풍영 현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SK스퀘어에 사내이사로 합류한다. SK스퀘어는 이달 말까지 조직개편을 완료하고 공식 출범을 알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