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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번 동국제강, 고사 위기 중국 자회사는?

  • 2021.11.22(월) 06:40

[워치전망대]
생산·판매량 줄었만 매출·영업익 늘어
"중국법인 DKSC, 물류사업 전환 검토"

동국제강이 지난 3분기 3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남겼다. 영업이익률은 주요 철강사 중 가장 높다. 전 분기 대비 생산량, 판매량 모두 감소했지만 판매단가를 높이며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고민도 있다. 동국제강의 아픈 손가락인 중국 법인 DKSC(Dongkuk Steel China)가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해외 자회사는 연 52만톤(t)의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최근 가동률은 8.8%에 머물고 있다. 급기야 컬러·도금 강판 판매도 중단했다. 동국제강은 DKSC의 철강 사업을 중단하고 물류 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적게 팔았지만, 많이 벌고 남겼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동국제강은 지난 15일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1조90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48.3% 증가한 2985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9%, 영업이익은 44.2% 증가했다.

동국제강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기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동국제강의 3분기 영업이익을 2464억원으로 추정(증권사 예상치 평균)했다. 업계 전망보다 약 500억원 많은 이윤을 남긴 것이다.

생산량과 판매량이 전 분기보다 줄었음에도 더 많은 매출과 이익을 냈다.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봉형강(50%) 생산량은 89만2000톤으로 11% 감소했다. 이 기간 판매량(87만9000톤)은 15% 감소했다. 냉연은 생산(39만5000톤) 2.5%, 판매(41만3000톤) 4.4% 감소했고 후판은 생산(17만5000톤) 4.9%, 판매(17만6000톤) 4.3% 감소했다.

하지만 되레 수익성은 나아졌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지만 판매가에 반영하면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건설산업 비수기로 전분기 대비 봉형강 생산·판매량이 감소했지만 판매단가를 인상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며 "수익성 위주의 제품 등 위주로 판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것도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2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도 눈에 띈다. 동국제강의 이번 3분기 영업이익률은 15.7%로 전년동기 대비 9.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포스코(15.1%), 현대제철(14.1%), 세아제강지주(11.9%) 등 국내 주요 철강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DKSC, 물류 사업 전환 검토"

3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남긴 동국제강에도 고민은 있다. 중국 법인 DKSC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어서다. 동국제강은 2015년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한 뒤, 그 이듬해 유니온스틸의 중국법인(유니온스틸차이나) 사명을 DKSC로 바꿨다. 2001년 세워진 이 중국법인은 2004년부터 럭스틸 등 컬러강판과 도금강판을 생산하는 거점이었다.

하지만 중국 철강사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판매가 감소하면서 매년 적자가 쌓이는 상황이다. DKSC는 2015년 91억원, 2016년 272억원, 2017년 21억원, 2018년 122억원, 2019년 74억원, 2020년 110억원, 2021년(3분기) 19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중국 철강사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생산가동률도 뚝 떨어졌다. DKSC는 이 회사 컬러·도금 강판을 연간 52만톤까지 생산할 능력을 갖췄지만 생산가동률 5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DKSC는 2015년 18만톤, 2016년 25만8000톤, 2017년 26만8000톤, 2018년 18만2000톤, 2019년 13만8000톤, 2020년 23만톤을 생산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생산량은 3만4273톤으로 가동률은 8.8%에 그친다. 

최근엔 생산과 판매도 중단했다. 동국제강은 분기보고서에 "DKSC는 지난 2분기 도금강판 생산과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3분기엔 컬러 강판도 잔여 재고를 전부 판매하고 판매를 중단했다"고 기재했다.

동국제강은 철강 사업을 사실상 중단한 만큼 DKSC를 인근 인터지스와 연계해 물류 사업 기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KSC는 중국 장쑤(江蘇)성 장인(江陰)시 양쯔(揚子)강변에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근처에 부두가 있어 물류 기지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다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상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철강 사업 재개 가능성도 열어놓은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생산과 판매를 중단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철강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며 "시장 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동국제강도 이에 맞춰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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