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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첫발 뗐다

  • 2021.12.10(금) 18:30

민영화 21년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
물적분할 방식에 개인주주 반발 예상
"철강 자회사 비상장 유지…지주사 증자"

포스코가 민영화 21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한다. 포스코에서 철강사업을 떼어내 비상장 자회사를 만드는 물적분할 방식을 통해서다. 포스코를 2개 상장 회사로 나누는 인적분할 방식을 선호했던 소액 주주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선택을 한 것이다. 업계에선 인적분할 대신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를 전환할 경우 4조원의 자금이 절약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적분할로 지주사 전환

/사진=김용민 기자 @kym5380

포스코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 2일 "미래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한 이후 8일 만이다.

지주사 전환은 포스코에서 철강사업(신설법인)을 따로 떼어내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한다. 철강사업을 떼어낸 포스코는 투자사업을 하는 지주사(포스코홀딩스)로 남게 된다.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사인 포스코를 100% 갖는 지배구조가 된다는 얘기다.

앞으로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100%), 포스코케미칼(59.7%), 포스코인터내셔널(62.9%) 등 3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주사가 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신사업 발굴, 그룹 투자 관리 등을 맡는다.

이번 지주사 개편 과정에서 가장 큰 관심은 포스코가 어떤 방식으로 기업을 분할할지였다. 이날 포스코의 선택은 물적분할 방식이었다.

포스코가 인적분할로 기업을 쪼개기엔 다소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를 전환하면 포스코는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내년부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선 앞으로 포스코홀딩스가 포스코의 지분 17% 가량을 시장에서 매입해야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인적분할로 지주사 전환을 개편할 경우 약 4조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지주사 전환' 포스코의 고민…어찌 쪼갤까?(12월7일)

반면 물적분할은 이런 걱정에서 자유롭다. 물적분할은 포스코 지분 100%를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하게 되기 때문에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필요가 없다. 포스코 입장에선 가장 안전하고 값싼 방법을 택한 셈이다.

소액주주 반발 예상

/사진=포스코 제공

하지만 포스코의 물적분할 방식에 대해 소액 주주의 적잖은 불만도 예상된다. 포스코가 물적분할 후 100% 비상장 자회사를 기업공개(IPO) 할수 있어서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가 모두 상장하게 되면, 현재 포스코 주주는 중복상장으로 인해 회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포스코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4.6% 하락했다.

물적분할 이후 설립된 비상장 자회사가 상장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최근 물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된 100% 비상장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이 IPO에 성공했고, LG화학에서 물적분할된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상장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는 비상장 자회사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 사업회사 뿐만 아니라 향후 지주사 산하에 새로 설립되는 법인도 상장을 지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룹 사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면 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지양하고 지주사의 유상증자를 통해 사업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내년 1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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