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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LG·삼성 AI 인재 줄줄이 영입한 이유

  • 2021.12.24(금) 17:05

AI연구소 신설하고 공격적 스카우트
스마트팩토리 속도…"AI 투자 본격화"

철강 사업이 주력인 포스코그룹이 최근 LG전자·삼성디스플레이·현대자동차의 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 3명을 임원으로 영입해 눈길을 끈다. 포스코는 이번 AI 인재 영입으로 스마트 팩토리 구축과 사업화를 가속화하고, 전기차 등에 활용되는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에서도 기회를 포착할 전망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AI 인재 스카우트

포스코는 최근 단행한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미래기술연구원을 발족하고, AI연구소를 신설했다. 초대 AI연구소장은 외부 영입 인사가 맡았다. 지난달까지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장을 맡았던 김주민 소장이다.

1972년생인 그는 2001년 2월 LG전자에서 모바일멀티미디어 연구소·정보기술연구소 연구원을 시작으로 미래IT융합연구소 머신러닝 팀장 등을 거치며 20년 넘게 LG전자에 몸담은 'LG맨'이다. 2019년엔 상무로 승진하며 CTO(최고기술책임자) 산하 AI연구소장을 맡아왔다.

20년 넘게 LG에서 일한 그가 전격적으로 포스코로 이직한 배경은 최근 단행된 LG 조직개편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작년 말 LG경영개발원 산하에 LG전자·화학·디스플레이·유플러스·CNS 등 16개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AI연구원을 설립하고 초대원장으로 1976년생 배경훈 상무를 선임했다.

배 상무는 최근 LG그룹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이 연구원 설립 당시 영입한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상무)는 1977생으로 'CSAI'(최고인공지능과학자)라는 신설 직책을 맡았다. AI 분야에 CEO·CTO 등 이른바 'C 레벨'의 직책을 부여한 것이다.

그룹내 AI 상위 조직이 생기고 외부에서 인재들이 영입되면서 'LG맨'인 김 상무의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포스코가 김 상무를 스카우트한 셈이다. 포스코는 김 상무를 전무급으로 영입하며 공을 들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스카우트 제의와 개인의 의지가 함께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쪽 관계자는 "현재 LG전자 AI연구소는 존재하나 소장직은 공석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산업계에 AI 바람이 불면서 인재 영입전이 벌어진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에서도 AI 분야 인재가 영입됐다. 김필호 포스코 AI연구소 제조(Manufacturing)AI연구센터장은 지난 9월까지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소 AI팀장이었다. 그는 김 소장과 나이가 같으며, 삼성 외에도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도 AI 스페셜리스트로 일한 바 있다. 

포스코ICT AI기술그룹장으로 영입된 윤일용 상무보는 1977년생으로 현대차 로봇틱스랩 로봇지능팀장을 역임했다. 윤 그룹장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책임 연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공장./사진=포스코 제공

스마트 팩토리 사업 '가속'

포스코그룹은 이번에 발족한 AI연구소를 통해 스마트 팩토리 사업에 가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생산 현장의 방대한 빅데이터를 빠르게 수집·분석·예측해 공정 효율화를 높이려면 AI가 필수적이서다.

이미 포스코는 포스코ICT와 함께 스마트팩토리 프로젝트를 추진해 세계경제포럼(WEF)으로부터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등대공장은 선제적으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성공한 기업으로, 포스코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등대공장이 됐다.

스마트 팩토리 사업은 신사업으로도 발전될 수 있다. 포스코ICT는 국내 최대 비철금속기업인 LS니꼬동제련, 목재기업인 동화기업의 스마트팩토리 프로젝트 작업을 완료했다. 최근에는 효성그룹과 협력해 화학, 중공업 등으로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 AI 기술은 포스코의 2차전지 소재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에도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미래기술연구원 산하에 이차전지소재 연구소도 신설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AI 기술이 겉보기에는 제철 사업과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다"며 "이번 연구소 설립에 다방면에서 AI 전문가를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투자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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