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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자격증 시험, '코딩 알못' 기자 도전기

  • 2022.02.13(일) 08:31

KT가 만든 AIFB 베이직 트랙, 체감 난도 '중하'
한투증권 등 기업 공채 가점, 취준생 수요 예상

통신기업 KT의 임직원 대상 '인공지능(AI) 자격증' 시험이 올해부터 일반인에게 풀린다. 이 자격증을 따면 KT 그룹 계열사는 물론, 동원그룹이나 한국투자증권, 현대중공업그룹 등 채용시 우대를 받을 수 있어 취업 준비생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코딩을 전혀 할 줄 모르는 기자가 이름부터 생소한 AI 자격시험에 도전해봤다. 시험 자체는 마우스 클릭 몇 번 만으로 집에서 간편하게 볼 수 있었다. 

온라인 강의로 충실히 대비를 한다면 자신이 선택한 유형 및 난이도에 맞춰 어렵지 않게 치를 수 있다. 시험에 나온 문제는 기업의 실제 AI 활용 사례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AI 상식풀이? 꿈도 꾸지 마!

KT가 만든 AI 자격증 시험 'AIFB'(AI Fundamentals fot Business)'를 직접 치러봤다. 시험 유형 중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베이직' 트랙을 선택했다. 100점 만점 중 80점 이상을 받아야 자격증이 나온다.

시험 시간은 60분. 집에서 PC로 AIFB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된다. 한 화면에 문제지와 AI 구현 도구 프로그램(AIDU EZ)이 각각 뜬다. 초급 수준 시험이라 해도 체감 난이도는 '상중하' 가운데 중하 수준으로 어려웠다. 다행히 미리 공부를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베이직 트랙을 치르려면 총 10시간짜리 3개의 관련 강의를 듣는 게 좋다. 내용이 알찼다. 문과생 출신인 기자에게 딥러닝 관련 용어는 사실 외계어 마냥 생소하다. 그럼에도 딥러닝의 학습방법이나 AI 모델링 등 어려운 용어나 원리를 기본 개념부터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강의 역시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실제로 시험 문제 대부분이 강의에 나온 내용이었다. 강의는 현역 개발자인 KT 직원들이 직접 진행한다. 강의 내용을 요약하면 △데이터 성격 파악하기 △데이터 가공하기 △AI 모델링 △AI 성능 평가 등이다. 강의 분량은 이론 학습과 실습이 절반씩 차지한다. 강사가 데이터 처리 시범을 보이는 실습파트에 집중해야 합격률이 올라간다.

AIFB 시험 문제가 '기업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통신사 제휴 카드를 만든 카드사가 마케팅 전략을 짠다고 가정하고 AI 모델을 만든다거나, 주문형비디오(VOD) 시청시간을 늘리려는 기업이 어떤 고객에게 쿠폰을 지급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질지를 AI로 예측하는 것이다.

AIFB 시험에서 시간관리는 필수다. 베이직 트랙은 총 15문항인데 뒤로 갈수록 어려워진다. 특히 AI 모델링 문제는 AI 학습 횟수를 응시자가 지정하면 되는데, 욕심을 내서 여러 번 프로그램을 돌리다간 지나치게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자칫 '답안지 제출하기'를 못 누르고 0점을 맞을 수 있다. 

KT AIFB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종형 상무. /사진=KT 제공

'코딩 잘알' 취준생은 '어소시에이트'

'나 코딩 좀 한다' 하는 취업 준비생은 베이직이 아닌 '어소시에이트' 트랙에 응시하면 된다. AIFB는 베이직·어소시에이트·프로페셔널 3개 트랙으로 나눠져 있다. 어소시에이트는 '파이썬'을 다룰 줄 알아야 문제를 풀 수 있다. 당장 내달 예정된 제1회 AIFB 시험도 베이직이 아닌 어소시에이트 트랙이다. 

베이직 트랙 시험은 오는 7월 개최될 예정이다. AIFB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종형 KT 상무는 "베이직은 초창기 AIFB 기획 단계에서 상품군에 없었던 것인데 문과 출신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줘서 개발하게 됐다"라며 "1회 시험을 개최하면서 수요를 보고 주기와 규모 등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9월 오픈 예정인 프로페셔널 트랙은 현역 개발자나 응시할 수 있는 수준의 시험이다. 이 상무는 "영작을 한다고 쳤을 때 어소시에이트는 한글 문장을 주고 영어로 만들라는 것이고, 프로페셔널은 주제를 주고 자유 작문을 하라는 것"이라며 "시험 개발자 여러 명이 나눠 테스트를 해봤는데 이분들도 붙을 자신이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시중에 있는 AI 민간자격 시험과는 전체 실기평가란 점에서 차별적이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AI 민간자격 시험만 100개가 넘는다. 이 상무는 "회사 업무를 하는 가운데 실제 AI 데이터를 다루고 모델링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기에 실기 평가 방식으로 시험을 설계하고 만들었다"라며 "대부분 AI 자격시험은 필기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범용적인 AI 인증시험이기도 하다. MS 등이 만든 글로벌 AI 활용 검증 시험은 주최 기업의 프로그램을 얼마나 잘 쓰는지를 평가한다. 이 상무는 "각 자격증 출발선의 차이"라며 "MS, AWS 등은 제품을 세일즈하는 단계에서 제품을 잘 쓰는 인력들도 필요했기에 이 능력을 평가하는 자격증을 만든 것이지만, 우리는 교육용으로 시작했기에 범용적인 모델링 역량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시험 응시 가격은 합리적인 편이다. 베이직이 4만원, 어소시에이트가 7만원, 프로페셔널이 10만원. 이 상무는 "가격 정책상 하나의 기준점으로 삼은 접근 방법은 시중에 있는 자격증보단 부담을 덜어드리자는 것"이라며 "해외 AI 기초적인 시험들은 최소 응시료만 100불이 넘어간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자격증의 활용성이다. AIFB 자격증 소지자를 채용시 우대해주는 기업은 현재까지 총 31곳이다. △KT를 포함한 계열사 12곳 △현대중공업그룹 내 계열사 13곳 △동원그룹 내 5개 곳 △한국투자증권 등이다. 기업별로 서류전형을 면제하거나 가점을 부여하는 식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자격증 소지자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보인다. 산학협력으로 AIFB 자격증을 보유하게 된 계명대학교 간호학과 재학생 김채현씨는 "코딩을 안 배우고도 AI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기에 비전공자의 AI 진입장벽이 낮아졌단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라며 "의료분야에서 의미 있는 의료 데이터를 파악·분류하는 데 이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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