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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악재 뚫고 역대급 실적…'제네시스·환율 덕봤다'

  • 2022.04.25(월) 19:49

[워치전망대]
1Q 영업익 2조 육박…8년여만에 최대
판매량 줄어도 돈 더벌어…"목표치 달성"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어려운 사업 환경에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올 1분기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동기에 비해 줄었음에도 이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감소하기는 커녕 오히려 늘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SUV) 등 고수익 차종 중심 판매로 수익성을 키웠고 여기에다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도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연초에 제시한 사업 목표치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원재료인 니켈값 급등과 관련해선 배터리 협력사들과 재고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기로 했다. 

차 판매 줄었는데 호실적

/그래픽=유상연 기자

25일 현대차는 올 1분기 연결 매출이 30조2986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10% 늘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조92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6.4% 증가했다. 이는 2014년 2분기 (2조872억원) 이후 7년 9개월만에 최대 영업이익이다. 

이 같은 성적은 시장 눈높이를 웃도는 것이다. 증권 정보사이트 FN가이드가 집계한 1분기 추정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조7948억원, 1조648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예상보다 3000억원가량 많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6.4%로 전년동기대비 0.4%포인트(P) 올랐다. 최근 3년 동안(2019~2021년)의 12개 분기 영업이익률 중 가장 높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 등으로 자동차 부품 수급이 원활치 못하면서 현대차의 판매량이 주춤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현대차의 올 1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90만2945대로 전년동기대비 9.7% 감소했다.

윤태식 IR 팀장은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북미 시장은 반도체 수급 이슈, 중국의 일부 지역 봉쇄에 따른 부품 부족 현상으로 판매량이 18% 감소했다"며 "러시아 권역은 전쟁 여파로 1분기 도매와 소매 판매가 각각 21.6% 19.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를 포함한 그 외 지역은 반도체 수급에 따른 생산 차질로 판매가 감소했으나 가용 재고 활용으로 소매 판매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차량은 덜 팔렸는데 돈은 더 번 셈이다. 이는 제너시스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1분기 SUV 판매 비중은 52%로 전년동기대비 7.7% 늘었다, 제네시스도 판매 비중이 0.8%포인트 오른 5.2%를 기록했다. 

윤 팀장은 "올해 1분기에도 SUV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모델 중심으로 제품 믹스 개선이 지속됐다"며 "제네시스는 미국 판매 호조와 더불어 G90, eGV70 등의 신차 출시 영향으로 1분기 판매가 전년대비 8.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우호적인 환율 환경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동기대비 8.2% 상승한 1205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환율상승 효과로 이번 1분기 영업이익에서 5510억원의 환율 효과를 누렸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가이던스 달성 위해 노력"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올해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생산이 여전히 차질을 빚는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면서다.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최근 시장 반도체 공급 이슈에 더해 원자재 가격 상승, 우크라이나 사태 등 자동차 산업을 위협하는 리스크들의 영향으로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 공급 이슈는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원자재 가격도 단기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연초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1월 '2022년 연간 실적 가인더스'를 통해 △매출 전년대비 13~14% 성장 △영업이익률 5.5~6.5% 달성을 사업 목표로 제시했다.

서 부사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글로벌 공급 사태에 대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며 연초에 제시한 사업 가이던스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니켈 가격에 대해 배터리사들과 협업을 통해 대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 중 하나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배터리셀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현재 시행 중인 배터리 원자재 선매입을 확대 시행하겠다"며 "물량 확정 계약을 통한 공급 안정성 확보를 추진 중이며 파생상품, 금융상품 등 추가적으로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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