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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우는 LX세미콘·효율 높이는 DB하이텍

  • 2022.05.23(월) 16:18

[워치전망대]
8인치 반도체 호황에 이어지는 호실적
LX세미콘 "대형 M&A 추진"·DB하이텍 "점진적 확대"

8인치 반도체 웨이퍼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관련 사업을 벌이는 DB하이텍과 LX세미콘도 지난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와 비교해 무려 2~3배로 급증했다.

다만 미래를 대비하는 모습은 다소 차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LX세미콘은 관련 분야 기업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를 추진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DB하이텍은 생산 라인 재배치·설비 보완으로 효율적 생산 체계를 갖추는 등 안정적 성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분기 영업익 전년 2~3배로 급증

23일 업계에 따르면 DB그룹 계열 DB하이텍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00% 증가한 1815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62% 늘어난 3950억원으로 집계됐다. 5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다.

DB하이텍 측은 "전력 반도체와 센서 등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구동칩에 대한 매출이 본격화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LX그룹 계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LX세미콘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16% 증가한 1279억원이었다. 매출도 44% 늘어난 585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주력 제품인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구동칩(DDI)의 출하가 견조했고 제품 가격도 인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DDI는 액정표시장치(LCD)와 OELD와 같은 디스플레이에서 디지털 신호를 받아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또한 DDI는 주로 8인치 웨이퍼로 생산된다.

이와 함께 극적인 대목도 있다. 8인치 웨이퍼는 부가가치가 낮아 관련 업체들의 생산량이 점점 감소하는 분야로 취급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수요 급증과 함께 중국 업체들의 주문도 늘어나면서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호황이라는 설명이다.

예컨대 LX세미콘의 경우 분기 매출이 2020년 1~2분기만 해도 2000억원대에 불과했으나, 같은해 4분기 3630억원을 기록한 이후 6분기 연속 상승하면서 이제는 6000억원대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덩치 키울까 내실 다질까

DB하이텍과 LX세미콘이 이같은 업황 개선에 대응하는 자세는 다소 차이난다.

우선 LX세미콘은 LX그룹 차원에서 반도체 사업을 크게 키우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최근 LX세미콘은 팹리스 기업 텔레칩스 지분 10.93%를 약 268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내달 9일 지분 취득이 완료되면 LX세미콘은 텔레칩스 2대 주주로 올라선다. 회사 측은 "기술·연구개발 등의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칩스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 반도체 사업이 주력이다. 관련 분야는 전세계적인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와 맞물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번 지분 인수로 차량용 반도체 부문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LX세미콘은 매그나칩반도체 인수도 추진중이다. 딜 규모가 앞선 지분투자와는 급이 다르다. 지난해 중국계 사모펀드가 매그나칩 인수를 추진할 때 알려진 인수대금이 14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업계에선 LX그룹 차원에서 반도체 사업을 크게 확장하려는 구상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다만 대형 딜인 까닭에 사모펀드 칼라일 등과 함께 인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X그룹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까지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했다.

DB하이텍은 반도체 사업 관련 인수·합병(M&A)나 대규모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진 않다.

기존 경기 부천, 충북 음성 팹을 풀가동하면서 설비를 보완하고 고객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안정적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DB그룹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생산 라인 재배치, 병목 공정을 해소 등을 통해 고객사에 맞춰 생산을 효율화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캐파(생산역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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