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있는 한 사업 철수는 없다."
최근 정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통신3사 자회사에 대한 알뜰폰 시장점유율 규제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신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을 통해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LG유플러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상생 프로그램은 고객센터 업무 지원이나 제휴 요금제 출시 등 중소 사업자들이 취약했던 부분을 보충하거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알뜰폰 업계 최초로 장기고객에 대한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고객 유인책도 확대했다.
LG유플러스는 21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파트너스 프로그램 'U+알뜰폰 파트너스'의 새 브랜드 '+알파'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장기고객 혜택을 늘리거나 CS 업무를 강화하는 내용의 상생 방안도 내놨다.
+알파는 U+알뜰폰 파트너스의 줄임말이자 상생을 넘어 그 이상의 고객 가치를 지속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브랜드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9월 알뜰폰 파트너스 1.0을 발표한 이후 다양한 중소 사업자 지원책을 내놓은 바 있다.
업계 최초 장기고객 대상 프로글램 신설
LG유플러스는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알뜰폰 업계 최초로 장기고객 대상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U+알뜰폰 장기고객은 오는 3분기부터 운영되는 장기고객 케어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 데이터 제공과 노후 유심 교체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가입 2년 이상 장기고객이 대상이며 약 10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달부터는 고객 편의를 위해 자사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고객센터 업무를 지원하기로 했다. 1800여개의 회사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입 상담과 요금 변경 등 업무를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중소 알뜰폰 가입 고객은 고객센터 외 별도 오프라인 상담창구가 없어 상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부터는 근처 U+매장과 우체국을 통해 효율적인 맞춤형 상담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유플러스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 SPC와 연계한 알뜰폰 전용 구독형 제휴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용자는 월정액에 따라 포인트를 받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금융·쇼핑·간편결제 등으로 제휴 요금제 라인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환경·헌혈 등과 연계한 ESG 요금제도 선보인다.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한 상품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2019년 월 기본료의 10%를 자동 적립해 고객 명의로 기부하는 '희망풍차' 요금제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요금제의 2030세대 비중은 50%를 차지했다.
고객들이 전국 어디서나 편리하게 알뜰폰에 가입할 수 있도록 공용 유심 '원칩'의 유통망도 확대했다. 기존에는 이마트24 편의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지만 배달의민족 '비마트'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전국 대형마트와 체인슈퍼, 온라인 쇼핑 채널(쿠팡·네이버 등)로 원칩 유통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고객이 유심만 구매하면 온라인으로 즉시 개통할 수 있는 '셀프개통' 서비스를 현재 12개에서 연내 16개 사업자로 확대한다. 중소 알뜰폰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는 유심 수량도 지난해 34만장에서 올해 50만장으로 대폭 확대한다.
아울러 고객센터 구축과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중소 사업자를 위해 AI콜센터를 지원할 예정이다. AI 콜센터 구축에 따른 고객센터 비용 절감과 고객 연결 지연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점유율 규제, 알뜰폰 시장 활성화 저해"
LG유플러스는 이날 최근 정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통신3사 자회사에 대한 알뜰폰 시장점유율 규제 논의가 이어지는 데 대해 시장 철수 대신 중소사업자와의 상생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준동 LG유플러스 컨슈머서비스그룹장(상무)는 "(통신3사) 자회사도 알뜰폰 시장 성장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중소사업자들의 실질적인 요구 사항을 보면 본인들이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상생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중소사업자들이 사업 활동을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드리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3사 자회사 쏠림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자회사 비중은 매달 0.3~0.5%씩 떨어지는 반면 중소사업자들의 신규 가입은 늘고 있다"며 "최근 1년간 자회사 실적이 18~19% 빠진 상태"라고 했다.
박 상무는 "통신과 관련해 고객이 있는 곳에는 항상 대안을 제공해줘야 한다"라며 "MNO(이동통신)를 사용하기에 요금이 부담되는 사람이나 서비스 자체의 편의성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있는 한 그 시장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MVNO(알뜰폰) 시장을 인위적으로 구분하고 알뜰폰 시장만 타겟팅해 점유율 규제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시장 활성화를 저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