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는다. 1996년 아산공장 완공 이후 29년 만에 짓는 국내 공장이다. 기존 노후 공장들도 단계적 재건축을 통해 설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공장을 전기차 생산 핵심 기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 현대차 노사는 4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도 마련했다. 오는 19일 전체 조합원 찬반 투표가 통과되면, 올해 임협은 마무리된다.
29년 만에 국내에 공장 짓는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12일 제15차 임금 교섭에서 '국내 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내에 현대차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는 게 이번 합의서의 골자다. 현재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울산 공장에서 생산 중이며 오는 9월 판매 예정인 아이오닉6는 아산 공장에서 생산된다.
현대차는 내년 전기차 신공장을 착공해 2025년까지 완공하겠단 계획이다. 사측은 아직 신공장 위치에 대해 내부 검토 중에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울산을 유력하게 꼽는 중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항간에 울산을 신공장 설립 지역으로 꼽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 합의서엔 국내 공장 생산물량 재편성해 기존 노후 공장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방안도 담겼다. 중장기 국내 공장 개선 투자를 추진해 미래 제조 경쟁력 강화하고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최첨단 생산·품질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에 노조는 대규모 국내 공장 투자 추진과 연계해 △유휴부지 및 글로벌 수준의 생산효율·품질 확보 △공장 재편에 따른 차종 이관과 인력 전환배치 △투입비율 조정 및 시장수요 연동 생산 등 제반사항에 대한 협의에 적극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차의 이번 결정은 그룹 차원에서 지난 5월 발표한 전기차 투자 계획의 일부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중 21조원이 국내 전기차 분야에 투입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생산량을 144만대(현재 35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지난 5월에 발표한 그룹 차원에서 발표한 국내 투자 계획의 일환"이라며 "이번 합의로 29년 만에 국내에 현대차 신공장을 건립하고 기존 노후 생산라인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등 최대 국내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노사는 10년 만에 신입 생산직을 채용하는데도 합의했다. 내년 상반기 안에 채용이 이뤄질 예정이며 전동화, 제조기술 변화 등을 고려한 전문 인력 중심으로 채용을 실시한다. 채용 규모와 방식은 향후 정년퇴직 발생에 따른 필요인원과 중장기 자동차 산업 변화 감소 요인 등을 감안해 올해 11월 말까지 정하기로 결정했다.
4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도
한편, 이날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하는데 성공했다. 오는 19일 전체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과하면 올해 현대차 임협은 마무리된다. 투표가 가결되면 노사는 2019년 이후 역대 첫 4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이뤄내는데 성공한다.
노사 합의 전 현대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파업권을 확보하는 등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사측이 과감한 투자 계획 카드를 꺼내들면서 노조 역시 적극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투표가 남았지만 사측이 신공장 설립, 신규 채용 확대 등을 약속하면서 임협도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4.3% 인상(9만8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수당 1만원, 경영성과금 200%+4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하반기 목표 달성 격려금 100% △특별격려 주식 20주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