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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68조 퍼주는데…'K칩스법' 이제야 국회 논의

  • 2022.09.19(월) 17:23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 산자위 상정
국가가 직접 특화단지 조성하고 비용 지원

'K칩스법'이라 불리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이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상정됐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이 지난달 4일 시행 이후 한달여만에 개정안이 논의되는 것은 그만큼 전세계 반도체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간다는 의미다.

전 세계적으로 첨단산업육성과 자국산업우선 정책이 빠르게 시행되면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쥐고 있는 반도체 주도권을 지키고 기술 초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경각심이 일고 있다.

지자체 싸움 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막자

'K칩스법'의 핵심은 빠르게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겠다'는 것이다. 특화단지는 지난달 시행된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의 주요 내용으로 개정안에는 정부가 특화단지에 대해 신속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개정안은 우선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가 심의하는 특화단지의 지정·해제를, 조성·지정·해제로 확대했다. 정부가 직접 특화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얘기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신속한 특화단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현행은 '관계 행정기관장장은 특화단지가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소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상헌 산자위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검토보고를 통해 "국토부 장관이 인허가의 협의권자가 돼 지방자치단체와 협의가 유리하게 되고, 산업단지 조성 경험이 많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사업시행자가 돼 민간개발보다 토지수용 등이 원활하게 된다"며 "상대적으로 특화단지가 신속하게 조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와 같은 사례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발표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특화단지 부지가 있는 용인시와 이 단지에 물을 공급하는 용수시설이 위치한 여주시 간의 협의가 지연되면서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화단지가 국가산업단지로 조성될 경우,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개정안은 특례 조항을 두고 있다. 빠르게 특화단지가 조성될 수 있도록 예타를 면제한다는 얘기다.

개정안은 '국가나 지자체가 특화단지 조성·운영에 대한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현행의 '운영에 대한 비용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에서 벗어나 의무적인 지원을 명시한 것이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개별입지에 대한 조성·운영비를 지원하는 입법례는 없다"며 "특화단지에 대한 비용을 국가나 지자체의 의무지원으로 변경하면 반도체 산업 관련 국내 기업의 신속한 투자가 촉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이 산자위에 상정됐지만, 'K칩스법'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K칩스법'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조례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지난달 발의된 이후 여전히 계류중이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는 국가 첨단 전략 산업의 시설 투자 세액공제 기간을 2030년으로 연장하고, 공제 액수를 기본 20%부터 중견기업은 25%, 중소기업은 30%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520억불 보조금 주고 25% 공제

한국이 첨단기술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미루고 있는 동안 전세계 주요 국가들은 전폭적인 지원을 담은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는 △미국내 반도체 생산시설 설립 390억달러 △연구 및 인력 개발 110억달러 △국가안보분야 반도체 제조 20억달러 등 총 520억달러(68조원) 규모의 보조금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반도체 관련 투자기업 대상에 25%까지 세액 공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럽연합이 지난 2월 제안한 반도체법(EU Chip Act)도 내년 입법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법은 2030년까지 EU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에서 2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반도체 산업 전반에 2030년까지 430억유로를 투자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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