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과 유전자 진단 전문 기업 파나진이 동반진단(CDx) 기기 공동 개발에 나선다.
유한양행과 파나진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처방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오리지널 CDx 기기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T790M' 돌연변이에 높은 선택성을 지닌 표적치료제다. 뇌혈관장벽(BBB) 투과도가 높아 뇌전이가 발생한 비소세포폐암 환자군에서 높은 효능을 나타낸다.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획득한 후 7월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EGFR 돌연변이 표적치료제는 돌연변이가 발생한 EGFR에만 선택적으로 결합, 억제해 화학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처방 전 T790M의 변이 여부를 검사해 적합한 환자를 가려내는 게 중요하다. 치료제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환자군을 미리 선별해 불필요한 처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파나진은 자사의 폐암 진단 제품 '파나뮤타이퍼 R EGFR'을 렉라자 처방 환자를 선별하는 CDx 기기로 개발할 계획이다. 나아가 양사는 렉라자의 CDx로 파나뮤타이퍼 R EGFR의 임상과 허가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CDx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특정 유전자를 타깃하는 항암제를 개발할 때 임상 단계에서 CDx의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또 CDx 병행 임상시험으로 신약이 승인되면 해당 의약품은 CDx를 통해 선별한 환자에게만 처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CDx 기기 개발 성공 시 렉라자와의 동반 성장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렉라자는 지난 7월 본격 처방 시장에 진입한 이후 올 2분기까지 누적 매출 11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69억원이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국내 CDx의 선두 주자인 파나진과 함께 렉라자의 오리지널 CDx 기기의 임상과 허가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이는 국내 CDx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진 관계자는 "CDx는 표적항암제 처방을 위한 필수 요소지만 미량의 표적 유전자 변이를 정확히 검출해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유한양행과의 협업은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과 국내 진단 기업이 CDx를 개발하는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