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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계에 친환경 바람 부는 이유

  • 2022.10.20(목) 17:11

주요국 친환경 정책 강화 예고
전기·수소 기반 굴착기 '속도'

현대건설기계가 세계 최대 건설기계 박람회인 '바우마'(BAUMA)에서 선보일 14톤 수소굴착기./사진=현대제뉴인 제공

건설기계 시장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수소·전기로 움직이는 굴착기를 잇따라 선보이면서다. 전기·수소 기반의 건설기계는 기존 디젤과 비교해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소음도 적어 작업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한편, 도입이 임박한 주요국 환경규제 강화안에도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수소·전기 굴착기 시대 '성큼'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회사인 현대제뉴인은 오는 24일부터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건설기계 박람회 '바우마'(BAUMA)에 참가해 수소·전기굴착기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제뉴인의 자회사 현대건설기계는 이번 전시회에서 지난 2020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14톤 수소 굴착기와 수소연료전지 파워팩, 1.8톤 미니 전기 굴착기를 전시한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내년 출시 예정인 1.7톤 미니 전기 굴착기와 하이브리드 엔진이 장착된 굴착기를 전시할 예정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출력 300KW, 배기량 11리터급 수소엔진과 수소 탱크시스템 개발에도 돌입했다. 오는 2024년까지 트럭·대형버스 등 상용차와 굴착기 등 건설기계에 수소엔진을 탑재, 검증을 거친 후 오는 2025년 본격 양산한다는 목표다.

현대건설기계는 중장기적으로 전기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동력, 연비 절감 기술 등이 접목된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에는 친환경 제품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83%, 2040년에는 97%를 차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전기 전용 플랫폼 기반의 2세대 장비를 선보이고, 2026년까지 미니 및 소형 전기 굴착기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14톤 수소 휠 굴착기는 오는 2026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볼보그룹코리아는 지난달 말 2.5톤급 100% 전기 굴착기 'ECR25'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ECR25는 기존 내연기관 엔진을 리튬이온 전기 배터리와 유압식 시스템으로 대체해 동급의 디젤 장비와 동일한 작업성능을 갖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배출가스가 없고, 저소음이라는 전기 굴착기의 장점과 더불어 소선회형 디자인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여유로운 작업이 가능해 도심이나 인구가 밀집된 환경 속에서 활용성이 높다는 것이다.

볼보가 최근 선보인 100% 전기 굴착기./사진=볼보 제공

강화되는 친환경 정책 대응 

이처럼 건설기계 업계에서 전기·수소 바람이 부는 이유는 주요국 친환경 정책과 이에 따른 수요 변화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오는 2025년부터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7'을 도입할 예정이다. 

제품을 사용할 때 대량의 탄소가 배출되는 건설기계 업체는 친환경 제품으로의 전환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건설기계에 따르면 이 회사 탄소배출량 가운데 95%는 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한다. 기존 제품군을 친환경 제품으로 확 바꿔야 하는 것이다.

다만 수소엔진과 전기 가운데 어느쪽이 대세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뉴인의 경우 전기보단 수소엔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수소엔진은 기존에 보유한 기술과 설비를 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 제품의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소엔진은 기존 내연기관에 연료 공급계와 분사계 등을 변경해 수소를 연소시켜 동력을 얻는 방식이다.

또 일반 승용차와 달리 열악한 사용환경에서 큰 힘을 내야 하는 건설기계 및 중대형 상용차에는 전기보단 수소엔진이 유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업계가 상용화하는 전기 굴착기 대부분이 소형인 점엔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콤팩트 장비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유럽은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배기가스 배출 기준이 매우 엄격해 친환경 장비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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