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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 이미지 벗는다…제약업계 세대교체 '속도'

  • 2022.12.27(화) 17:04

제일약품·대원제약 등 오너 3세 승진 인사
신사업 확보 주력…연임 확정 오너도 주목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제약업계에서 오너 경영인의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있다. 제일약품, 대원제약, 보령 등 전통 제약사가 오너 3세를 경영 전면에 배치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한상철 부사장은 내년 1월1일 자로 사장으로 승진한다. 신임 한 사장은 제일약품 창업주인 고(故) 한원석 회장의 손자이자 한승수 제일파마홀딩스 회장의 장남이다. 현재 지주회사 제일파마홀딩스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동생인 한상우 상무는 전무로 승진한다. 제일약품 측은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분야별 전문성과 핵심 역량을 갖춘 인사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대원제약도 마케팅본부장 백인환 전무가 경영 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백 신임 사장은 창업주인 고(故) 백부현 선대 회장의 장손이며, 2세인 현 백승호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2011년 대원제약 전략기획실 차장으로 입사했다. 해외사업부, 헬스케어사업부, 신성장추진단 등을 거쳐 최근까지 마케팅본부를 이끌었다. 특히 그는 마케팅본부장으로서 2011년 1개에 불과했던 블록버스터 제품(매출 100억원 이상 제품)을 10개 가까이 늘리는 등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원제약 측은 선임 배경에 대해 "해외 시장 개척 성과는 물론 전문의약품(ETC), 일반의약품(OTC),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성공적인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대원제약의 고속 성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면서 "경영에 필요한 주요 요직을 거친 만큼 회사의 경영에 누구보다 밝다"고 말했다.

앞서 보령은 올 초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를 보령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손자이자 보령홀딩스 김은선 회장의 아들이다. 2017년부터 보령홀딩스 경영총괄 임원과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이끌어왔다. 이후 2019년 보령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당시 김 대표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새로운 수익 기반 창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김 대표는 우주 산업 투자 계획을 내놓는 등 신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 21일엔 세계 최초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ISS) 건설 기업인 액시엄 스페이스에 649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연임이 유력한 오너 경영인도 눈에 띈다. 허일섭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백승호 대원제약 회장, 백승열 대원제약 부회장, 이상준 현대약품 사장,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이사 사장, 조원기 조아제약 회장, 조성배 조아제약 사장, 윤종욱 일성신약 대표이사 등이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경영 체제는 강력한 주인의식과 빠른 의사결정이 장점으로, 특히 신약 개발에 긴 기간이 드는 제약 업종의 경우 장기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어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창업주 세대의 폐쇄 경영을 탈피하고 신사업 및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확대하는 게 오너 3세들의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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