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북미 현지 공급망 강화를 통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키로 했다. 이를 위해 미국 소재 업체와 배터리 음극재 개발에 나선다. 현재 글로벌 음극재 시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SK온은 이번 협약을 통해 중국에 편중된 음극재 공급망을 북미로 다양화하고 더불어 IRA에도 대응하겠다는 계산이다.
SK온은 최근 미국 소재 업체인 우르빅스(Urbix)와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양사는 SK온 배터리에 특화된 친환경 고성능 음극재를 연구·개발할 예정이다.
2014년 설립된 우르빅스는 배터리용 친환경 천연흑연 가공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애리조나주에 연산 약 1000톤 규모의 음극재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오는 2025년까지 생산규모를 연산 2만8500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우르빅스는 친환경적 공법으로 흑연을 가공하는 업체다. 우르빅스는 정제 과정시 불산, 염화수소의 사용 없이 화학물질의 70%를 재활용하고 있다. SK온은 우르빅스의 이런 공법이 ESG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음극재는 양극재·분리막·전해질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요소 중 하나다. 배터리의 수명, 에너지 밀도, 충전 속도 등을 좌우한다. 현재 원소재로는 주로 흑연이 쓰이고 있다.
음극재는 특히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소재다. 때문에 배터리 업체 상당수가 공급망 다각화에 힘을 쓰고 있다. 지난 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음극재 생산의 8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SK온과 우르빅스는 우르빅스가 정제한 흑연을 바탕으로 한 음극재를 SK온이 개발중인 배터리에 적용한다. 이후 그 성능을 함께 연구하고 개선할 계획이다. 협업 기간은 2년으로 양사 합의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SK온은 우르빅스로부터 음극재를 공급받아 미국 내 SK온 배터리 공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SK온은 안정적인 원소재 수급을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SK온은 양극재 핵심 원료인 리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지난해 칠레 SQM, 호주의 레이크 리소스, 글로벌 리튬과 잇따라 계약을 맺었다. 음극재의 경우 지난 7월 호주 시라(Syrah)와 천연 흑연 수급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선희영 SK온 선행연구담당은 “SK온은 원소재 확보를 위해 이번 협약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공급망 다각화를 통해 IRA를 오히려 기회 요인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