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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의 생존방식]①이게 LG화학 사업구조 맞나요

  • 2023.01.21(토) 07:00

친환경·이차전지소재·신약…3대 신성장 동력
신학철 부회장, 각 분야 매년 4조 투자해 육성
캐시카우 '석화' 부진…LG엔솔 지분매각 이슈로

전통 굴뚝 산업인 화학업계가 변신 중이다. 탄소중립 등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거세지자 친환경 신사업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작년부터 이어진 기존 사업군의 부진으로 화학사에게 신사업은 선택 아닌 생존 문제가 됐다. 친환경 신사업을 외치는 화학사들의 변신 과정과 감내해야 할 고충을 살펴본다.[편집자]

대표적인 석유화학 기업인 LG화학. 이 회사는 화학이 아닌 3대 신성장 동력을 육성 중이다. 친환경소재·이차전지소재·신약 사업이다. 해당 분야에 매년 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과감한 투자로 '3대 신성장 동력' 키운다 

지난 2020년 LG에너지솔루션이 분사한 후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제외한 자체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2030년까지 LG에너지솔루션 제외 별도 기준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LG화학은 작년에 3대 신성장 동력을 꼽고, 매년 4조원 이상의 투자를 하겠다고 호언했다. 

지난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학철 부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사업인 전지 재료, 글로벌 신약, 생분해성·신재생에너지 소재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매년 4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하고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매년 1조원 수준의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LG화학 3대 신성장 동력 육성 계획./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후 LG화학은 끊임없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4조원을 투자해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오는 2027년까지 연간 12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작년 말에는 폐배터리 재활용업체인 재영텍과 240억원 규모 지분투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올해 말 북미에 재활용 합작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앞서 북미 최대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600억원을 투자했다. 

신약 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신약 개발 바이오벤처인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도 인수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오는 2027년까지 바이오사업 R&D(연구개발)에 총 2조원을 투자한다. 2030년까지 항암, 대사질환 분야에서 4개 이상의 신약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LG화학 시설투자 규모./사진=비즈니스워치

투자재원 '석화사업' 주춤 우려

올해 역시 과감한 투자가 예상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3대 사업의 성장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환경 지속가능성 사업을 성장 핵심 축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업화 추진 속도를 제고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외부 협력을 통해 원료·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사업 역량을 확보하는데 집중하자"고 제언했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악화 상황에서도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와 포트폴리오 강화 위한 전략 자원 투입 속도를 줄이지 않을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LG화학의 대규모 투자의 바탕에는 석유화학 사업이 있다. 석유화학 사업에서 돈을 벌어 생명과학과 배터리 소재 사업에 쏟는 구조다. 

석유화학은 LG화학의 기존 핵심 사업으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석유화학사업본부 매출은 5조4930억원으로 전체 매출(14조1780억원)의 38.7%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7조6480억원)을 제외하면 66.1%에 달한다. 신사업 투자를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석유화학 업황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LG화학 연간 실적./그래픽=비즈니스워치

다만 현재 상황은 그리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LG화학의 2022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4% 줄어든 3조3988억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작년 4분기는 석유화학사업의 적자 전환 가능성까지 언급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석유화학 사업은 주요 제품군의 스프레드 악화, 정기 보수, 화물연대 파업 등 부정 요인이 겹치며 적자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역시 주요 화학제품인 ABS(고부가합성수지)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 글로벌 증설이 늘어나 공급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안정적이지만 단기적 불안감

LG화학의 재무 상태는 좋은 편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자금 유입이 크게 늘면서 재무안정성이 개선됐다. 지난 2021년 말 기준 120.3%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 기준 79.9%까지 줄었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 비율은 1.6%를 기록하기도 했다. 

LG화학 재무비율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향후 예고된 투자 계획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재무안정성 저하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LG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82%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매년 예정된 5조원가량의 투자비로 인해 현금 부족 우려가 크다"며 "배터리 부문을 제외한 LG화학의 올해 현금창출능력은 2조8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당 수익이 없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2%에 대한 일부 현금화 시기, 규모와 활용 계획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지분 매각 계획을 언급하고 있지 않다. 최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2023년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계획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서도 "현재 재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투자는 우선순위화해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핵심과제 여섯 가지 중 '내부 효율성 개선'에 이어 두 번째로 '우선순위화'를 들었다.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미래 성장동력 사업을 적기 육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면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사업 성공과 재무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다행히 최근 공모채 수요예측에 흥행해 숨통이 트였다. 지난 17일 LG화학 회사채 4000억원 모집에는 3조875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회사채 발행 금액을 8000억원으로 늘릴 전망이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2월 중 돌아오는 5900억원의 회사채 상환에 활용하고, 나머지는 투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실적 발표 이후 투자 확대 등을 언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신 부회장은 "3대 성장동력, 환경 안전 등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는 최우선으로 실행해 전략적인 자원 투입 속도를 유지하고, 관리가 가능한 운전자본은 내부 관리 목표를 수립해 현금 흐름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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