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여파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배터리 소재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4Q 부진해도…역대급 실적
27일 포스코케미칼은 작년 4분기 매출 7808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3.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전년 3.8%에서 0.4%까지 주저앉았다.
이는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증권가에서 예측한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439억원, 영업이익 758억원이었다.
기대 이하의 분기 실적은 내화물, 생석회(라임) 사업을 포함한 기초 소재 사업 부문의 부진 탓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냉천이 범람해 포항제철소 일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에 포스코케미칼 기초사업부문은 포항제철소 생산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정비비 등이 증가하며 하반기부터 이익이 줄었다. 유가 약세전환 역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와 달리 배터리 소재 사업의 분위기는 좋았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증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신규수주에 따른 판매량 증가와 판매가 상승으로 작년 연간 매출액이 1조9383억원에 달했다. 전년 8518억원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 역시 388억원에서 1502억원까지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3.1%p(포인트) 늘어난 7.7%를 기록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의 성장 덕에 포스코케미칼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3조3019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6.3% 늘어난 1659억원을 시현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기초 소재 사업부문의 부진 영향으로 전년 대비 1.1%p 줄어든 5%에 머물렀다.
특히 작년 배터리 소재 사업은 사상 최초로 총매출의 과반인 58.7%를 차지했다. 지속적인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주력사업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중 양극재 매출은 6781억원에서 1조722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나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배터리 소재, 지속 성장 기대
배터리 소재 사업은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사업 성장을 위해 생산능력 및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올해 포스코케미칼이 지난해 연산 9만톤 규모로 종합준공한 광양 양극재 공장이 본격 가동된다. 연 3만톤 규모의 포항 양극재 1단계 공장도 연내 준공 예정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캐나다 퀘벡에 추진 중인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은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포스코케미칼은 여러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사와 함께 북미,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 사업 진출을 위해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포스코케미칼이 보유한 국가핵심기술인 '니켈 함량을 80% 초과하는 양극소재 설계, 제조 및 공정 기술'의 수출을 승인해, 해외 생산체계 구축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해외 양극재 생산법인인 캐나다 얼티엄캠과 중국 절강포화에서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하이니켈 양극재를 양산하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이번 승인을 통해 축적된 경험은 향후 북미와 중국 외 다른 해외지역 사업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측면에서는 GM-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사인 얼티엄셀즈와 체결한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이 올 초 첫 공급을 시작한다. 공급 규모만 13조7697억원 규모에 달해 매출 확대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얼티엄셀즈 외에도 다수 파트너사와 제품 공동개발 및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연내 대규모 판매계약을 체결해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