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시설 투자에 나선다. 회사는 인천 송도에 3000억여원을 들여 세계를 잇는 바이오허브를 구축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8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송도 글로벌 R&PD 센터'(Global Research & Process Development Center) 설립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송도의 3만413.8㎡(9200평) 부지에 R&PD 센터를 오는 2025년 상반기 중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시설 투자비용은 기승인 된 토지비 등 시설 투자비 419억원을 포함한 총 3257억 원이다. R&PD 센터가 완공되면 현재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본사와 연구소도 송도로 이전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최첨단 R&PD 센터 설립을 통해 기존의 비즈니스 영역을 고도화하고, 신규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백신 생태계(Hub)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등 글로벌 방역 전문가들은 새로운 팬데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주요 방안으로 ‘글로벌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협력을 통해 백신의 연구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새로운 감염병 발생 시 100일 이내로 백신이 개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서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글로벌 협력 차원에서 R&PD 센터에 글로벌 기업 및 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오픈 랩(Open Lab)을 설립한다. 오픈 랩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파트너십을 추진 및 강화하고자 하는 세계 각국의 바이오 기관·기업들의 사무 및 연구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회사의 핵심 중장기 전략 중 하나인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은 백신 수요가 높지만 인적·물적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한 국가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고도화된 R&D 및 생산 역량을 이식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백신 개발의 수요가 있지만 연구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국가 기업들과의 협업과 함께 해당 국가의 바이오 인력 양성 역시 오픈랩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R&PD 센터를 중심으로 한 글로컬라이제이션 사업 본격화를 통해 △자체 개발 백신의 새로운 시장 개척 △전 세계적인 백신 공급 불균형 해소 △인류 보건 증진 기여 등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체적인 R&D 기술력 고도화 및 자체 백신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한 연구 및 생산시설 고도화도 추진한다. 우선 감염병 BSL(biological Safety Level, 생물안전등급)-3 연구시설을 포함한 최첨단 연구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BSL은 생물학적 위험도가 높은 미생물 연구가 가능한 시설에 대한 등급 기준이다. 신규 감염병 대응 백신 개발에는 BSL-3 수준의 연구시설이 요구된다.
또한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도 설립한다. 파일럿 플랜트란 신규 공법이나 제품을 도입하기 전 건설하는 소규모 시험적 설비다. R&PD 센터의 파일럿 플랜트는 가장 까다로운 수준으로 평가받는 cGMP(미국 식품의약국이 인정하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수준의 생산시설로 설계해 신규 백신 과제 및 CDMO 사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파일럿 플랜트에는 신성장 전략 중 하나인 CGT(세포유전자치료제), mRNA, 바이럴벡터(Viral Vector) 등 신규 연구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시설도 마련한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조인트벤처(JV),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신규 시장에 진출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파일럿 플랜트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과의 협력 및 투자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파일럿 플랜트와 경북 안동에 위치한 글로벌 수준의 백신 생산시설인 '안동L하우스'의 시너지를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 확대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R&PD 센터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의 바이오 및 백신 산업 고도화를 위한 꿈의 무대"라며 "체계적인 플랫폼 확대를 통해 경제적 이윤 창출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의 코어(Core)로써 전 세계인의 안전한 내일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