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우디 경제협력의 대표적인 성과인 샤힌 프로젝트가 출발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추진하는 울산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로, 9조2580억원을 투자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대단위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는 글로벌 종합 에너지·화학기업인 아람코가 한국에 투자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광범위한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에쓰오일의 야심찬 계획이기도 하다.
에쓰오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9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공장에서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완공은 2026년 6월 예정이다.
샤힌 프로젝트로 건설될 주요 시설은 석유화학 기초원료 에틸렌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연간 에틸렌 생산량 기준 180만톤),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LPG·나프타)로 전환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TC2C 시설,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시설과 저장탱크 등이다.
투자규모 측면 최대
이번에 투자액은 9조2580억원이다. 그런데 지난 2018년 4조8000억원을 투입해 완공한 1단계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까지 포함하면 아람코의 총 투자비는 14조원에 달한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는 "지금이 바로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 최적기라는 믿음으로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우리의 이해관계자들과 훌륭한 임직원들의 지원을 통해 또 다른 신규 투자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샤힌 프로젝트는 석유화학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은 물론 우리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혁신 성장을 이끌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진전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는 석유 생산국과 석유 소비국 간 경제협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면서 "자회사인 AOC를 통해 에쓰오일 지분 63.4%를 보유한 아람코는 지난해 11월 투자 계획을 승인했고 TC2C 공정 도입, R&D 공유, 해외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한국의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급효과 측면도 대규모
샤힌 프로젝트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울산지역은 물론 국내 제조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건설 과정 동안 최대 하루 1만7000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가동 후에는 상시고용 400명 이상과 3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 원료의 수급 안정성을 높일 전망이다. 특히 울산지역 에틸렌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에쓰오일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석유화학 비중이 현재 12%에서 25%로 2배 이상 확대돼 연료유 중심의 정유사업을 다각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