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재운항 첫 주 만에 4만명에 가까운 탑승객 운송 실적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저비용항공사(LCC) 중 다섯 번째로 많은 운송 실적이다. 이스타항공은 조만간 운항 편수를 늘려 국내선 수요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의 부활로 국내 LCC 순위가 재편될지 여부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항공업에 따르면 지난 3월26일부터 4월2일까지 이스타항공은 김포-제주를 총 180편 운항하며 3만2010명(탑승률 97%)의 승객을 실어 날랐다. 단순 운송 수치로만 보면 같은 기간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보다 많은 5위 규모다. 업계에서는 3년 만의 재운항 기대감에 초특가 항공권 프로모션 시너지가 결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2019년까지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에 이어 LCC 5위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중국과 일본 등 단거리 알짜 노선을 운영하며 국제선 운송 실적에서 에어부산을 압박했다. 국내선에서는 티웨이항공을 앞지르기도 했다. 당시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23대를 보유, 조종사만 에어부산보다 많은 327명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여건으로는 이스타항공이 운송 실적을 단번에 늘리기에 쉽지 않다. 김포-제주 단일 노선만 운영하고 있어서다. 그래도 분위기가 좋다. 이달 50%로 집계된 예매율은 출발이 임박해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 7만명 돌파에 이어 한 달 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다만 4위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하반기 국제선 운항 전까지 국내선 증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2대가 추가로 들어오는 상반기 중 청주-제주 노선 등으로 운항 편수를 늘릴 계획이다.
국제선은 올해 9월쯤 재개할 전망이다. 예정대로 항공기 5대가 순차 인도되면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스타항공은 김포-송산 노선을 시작으로 운수권을 보유한 나리타, 상하이, 방콕 노선 등을 취항할 예정이다. 지방발 국제선 노선도 공략한다. 이스타항공은 인력 충원 등 국제선 재운항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이를 토대로 이스타항공은 올해 146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묶였던 항공 수요가 올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목표치에 부합하는 성과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부터는 이익 실현도 기대되고 있다. 우선 예전 운영 노선을 모두 회복하는 게 목표다. 국내선 4개 노선, 국제선 32개 노선 등 총 36개 노선이다.
업계가 관심사을 두고 있는 부분은 재무구조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8년 역대 최대 매출(5664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0.9%에 그쳤다. 157%까지 치솟았던 자본잠식률은 같은 해 48%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경영난에 처하면서 지난해 다시 157%로 올랐다.
이스타항공 재등판에 대해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이 해소되고 소비자는 공급 확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그만큼 LCC 점유율 싸움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LCC들은 코로나 이전 공급과잉 상황 당시 특가항공권, 무료항공권 등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그 결과 수익성은 더욱 나빠졌던 경험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체제에서 기대할 수 있는 건 재무구조 개선"이라며 "VIG파트너스가 주도적으로 이스타항공의 효율 경영 구조를 확립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